지금까지 총 3권의 청소년 도서를 썼다. 처음 쓴 <사람은 왜 서로 도울까>는 두고두고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쓰면서 진화심리학책을 20권 정도 쌓아놓고 읽었는데, 덕분에 진화심리학을 스스로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었다. 프로이트부터 라캉까지 정신분석학 이론을 정리한 것도 큰 성과였다. 여러모로 책이 많이 선정된 덕분에, 지금까지 1만 부 정도를 찍었고, 좋은 인연들도 많이 맺게 된 값진 책이다.
두번째로 쓴 책이 <부모사용설명서>다. 부모가 되기도 전에 썼던 책인데, 이 책 역시 특별한 인연이 있다.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아내를 만나, 요즘 아이들에 대해 많이 물어봤고, 연애까지 하게 되었고, 결국 부모까지 되었다. 이렇게 말하면 좀 이상하지만, 이 책 쓰면서 부모가 되는 준비를 했던 셈이다. 아이가 좀 더 컸을 때, "이렇게 엄마, 아빠 사용하면 돼."하고 건네주면 어떨지 궁금하다. 이 책 역시 지금까지도 조금씩 팔리고 있다.
세번째로 쓴 책이 이번의 <사소하지만 그것도 범죄야>다. 이 책도 역시 의미가 있다. 청소년들이 연루될 수 있는 온갖 범죄들을 정리해볼 수 있었다. 법 관련해서 AI는 아직까지도 많이 무능하고, 환각을 많이 발생시키기 때문에, 더 정교하게 진짜 지식을 정리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집필 과정에서 AI에게 검토도 맡겨 봤으나, 엉터리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 한땀 한땀 정리해내는 보람이 있었다. 이런 건 아직 변호사의 집필과 검토가 필요하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특히, 요즘 학폭위나 교보위 등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행정적, 법적 절차에 노출되는 경우가 상당히 잦다. 학교에 법학 과목이 생겨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마저 하게 될 정도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비교적 정확한 법적 지식을 줄 수 있는 책으로서 의미가 있길 바라게 된다.
세 권 모두 출판사에서 기획하여 연락을 주어 시작한 책들이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다른 누군가의 '제안'이 삶을 열어주었고, 나 자신에게도 이로운 결과들을 만들어냈다. 아이가 클수록 청소년 도서를 더 쓰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아이에게 정말 좋은 책을 추천해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써서 건네고, 주변에도 선물해보거나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삶의 구성요소처럼 느껴진다.
살아가면서 아이들을 위해 애쓴 책 몇 권 남기기, 라는 건 꽤나 지향해볼만한 삶인 것 같다. 삶이라는 게 다른 엄청난 욕망을 향해 갈 수도 있겠지만, 조금은 더 의미 있는 무언가를 향하고자 애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앞으로 아이들을 위해 어떤 책을 더 써볼까,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