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애완이 아닌 반려동물로 살아남기
반려동물의 10x 배속의 삶
투비는 고등학생이 되었구나 : )
노아랑 투비를 처음 데리고 왔을 때, 난 스무 살 대학생이었다. 20대 전부를 그들과 보내고, 이제 30대 후반이 되었다.
우리는 거의 2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보내고 있지만, 모든 반려동물들이 이렇게 한 가정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다는 것을 안다. 매주 동물 보호소에 재능기부를 하러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곳은 항상 주인의 학대와 방치 속에서 구조된 아이들로 넘쳐났다.
사람과 함께 사는 동물들이 "애완"에서 "반려"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애완"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동물이나 물품 따위를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김.'
반면에 '반려'의 의미는 '짝이 되다'란 뜻이다. 타이틀은 바뀌었을지언정, 여전히 본인이 데려온 동물들을 반려가 아닌 애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나마도 조건적인 애완이라 주인의 선택을 받은 모든 동물들이 애완을 보장받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보호소에는 늘 그렇게 많은 유기 동물들이 있고, 거기까지도 당도하지 못한 아이들은 소리 없이 학대를 당하다가 죽음을 맞이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요즘은 펫 샵에서 얼마에 반려동물들이 거래가 되는지 모르겠다. 아마 '족보'에 따라서 많이 차이가 나지 싶다. 얼마를 주고 데리고 왔든 간에, 입양 비용을 시작으로 반려인은 앞으로 최소 10년 동안 그 아이를 책임지고 돌보기 위해 많은 돈을 쓰게 될 것이다.
추정 예산은 그 아이가 자라고, 늙고, 죽음을 맞이 하는 '인간이 100년 동안 겪는 모든 이벤트'들을 10배속으로 겪을 때 들어가는 만큼이다.
특히 반려동물이 늙어가는 시점부터 경제적 부담은 어마어마해진다. 동물들은 사람처럼 아프다고 티를 내지 못하기에, 보통의 사람들은 반려동물이 소리 없이 죽어가도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다.
드물게 100년 동안 무병장수하고, 자다가 유명을 달리하는 사람처럼 호상을 누리는 동물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반려동물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더 많은 반려인의 시간과 경제력을 필요로 한다.
바로 이 시점이, 내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반려동물이 '애완'동물인지 '반려'동물인지 판가름 나는 때인 것 같다. 우리도 노아랑 투비를 키우면서 때로는 원망도 되고(우리가 데리고 왔으면서), 어디까지 돈을 쏟아부어서 치료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실제로 나이 든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인들 중에는 자신보다는 오히려 반려동물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애완이 아닌 반려의 의미로 동물과 함께 살기를 원하는 사람, 또는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 100년의 인생을 10배속으로 겪을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란다.
+ 2022년 현재 투비는 17살 노견이 되었고, 동갑내기였던 노아는 2020년 12월 21일, 15살에 하늘나라의 별이 되었답니다.
+ 저의 20대와 30대를 함께 한 노아와 투비에 대한 이야기이자, 저희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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