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신에게 가장 가까운 모습으로
노아와 투비의 일상은 단순하다.
일어나서 우리를 깨우고, 밥을 먹고, 공놀이를 하다가 산책을 하고, 집에 와서 밥을 먹고, 공놀이를 하다가 잔다.
약 15년 이상 매일 별다를 것 없이 반복되는 그 소박한 일상에 노아랑 투비는 매번 무한한 행복감을 느낀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신 같은 존재일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그들이야말로 진정 신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때때로 어떤 어려움 (예를 들어 며칠 동안 호텔링을 하며 갇혀 지내야 한다던지, 스무 시간 가까이 비행기 창고에 짐처럼 처박혀 있어야 한다던지...)이 닥치더라도 그들에게서 희망의 불씨를 꺼버릴 수는 없다.
힘든 경험을 했다고 해서 그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지도 않는다. 공포로 온 몸에 털을 곤두세우고 벌벌 떨다가도 그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온 얼굴에 환희가 차오른 모습으로 우릴 반겨주는 이들이다.
반려견들에게서 큰 위안을 받는 이유는 밖에 나갔다가 돌아왔을 때 반갑게 꼬리를 흔들며 맞이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넘어서, 그들이 보여주는 이런 끝없는 희망과 행복에의 믿음을 우리가 매일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아침에 눈 뜨자마자 걱정과 불안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밖에서 겪는 사람과 상황에 절망감을 안고 집에 돌아왔을 때, 그들이 보여주는 그 천진난만한 기쁨은 그야말로 신에게 가장 가까운 모습이 아닐까?
그 어떤 것에도 절망하지 않고,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지 않으며 심장이 뛰고 있는 매 순간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존재가 바로 그들이다. 심지어 그들은 슬퍼하는 인간들 곁에서 침묵하는 법까지 터득해버렸다.
삶이 너무 지치고 고단할 때는 노아랑 투비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잠깐 신에게 더 가까워지는 느낌으로.
+ 2022년 현재 투비는 17살 노견이 되었고, 동갑내기였던 노아는 2020년 12월 21일, 15살에 하늘나라의 별이 되었답니다.
+ 저의 20대와 30대를 함께 한 노아와 투비에 대한 이야기이자, 저희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 노아&투비 인스타그램 ->>> @noahtobe http://instagram.com/noaht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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