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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노아 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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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지우 Jun 11. 2022

인간이 만든 가장 완벽한 사랑

24. 인형과 늑대 사이 강아지




노아 이빨에 물리면 구멍 날 것 같아...




옷만 입히면 이런 표정이다.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만약 노아랑 투비, 그리고 내가 달리기 시합을 한다면, 내가 이길 수 있을까? 극한의 배고픔과 추위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내가 가장 오래 버틸 수 있을까? 잃어버린 길 위에서 스마트폰과 지도 없이 오로지 방향 감각과 후각으로 내가 집을 찾아 돌아갈 수 있을까?


아마 나는 가장 먼저 굶어 죽을 것이고, 집을 찾아 돌아간다고 해도 맨 마지막 순서가 될 것이다.



언니가 직접 만든 옷을 입혀보았다. 둘 다 표정이 어둡다...



여러 가지 생물학적 측면에서 보면 인간이 늑대를 이렇게까지 길들였다는 것이 참 놀랍다. (늑대뿐만 아니라 다른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개는 태어날 때부터 주인의 몸짓과 손짓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행동할 수 있다고 하니 강아지는 그 어떤 동물보다도 인간에게 친화적이다. 어쩌면 인간의 아기보다 더 빨리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것 같기도 하다.



녹내장+백내장으로 고생길이 열린 노아를 위한 고글. 1번 착용 후 안녕...



우리보다 우월한 생물학적 특징을 다수 가지고 있는 이 용맹스러운 짐승은 오늘도 우리와 '놀아주기'위해 내키지 않는 옷을 입고, 예쁜 사진을 위한 포즈를 취하며 우리를 즐겁게 만들어준다.


이 모든 역경을 헤치고 나면, 사냥을 하지 않고도 비교적 손쉽게 먹이를 받아낼 수 있다. 그렇다면 사실은 노아랑 투비가 우리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고 있는 걸까?


'내가 너를 선택한 게 아니라, 네가 나를 간택한 거였니...?






개인적으로 강아지들에게 인형처럼 치장을 해주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노아랑 투비도 질색을 하거니와, 이미 각자 가지고 있는 고유의 털옷이 인간이 만든 디자인보다 훨씬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옷을 입지 않아도 충분히 사랑스러운 강아지들은 사실 미끄러운 방바닥보다 흙과 풀 내음이 나는 자연적인 생활을 더 좋아할 것이다. 그런 그들이 집안에 머무는 이유는 순전히 우리, 인간 때문이다.






강아지들은 주인을 선택했을 뿐 아니라 한번 선택한 주인에게 죽을 때까지 충성을 다하며 때로는 그들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인간 곁에 머무르고, 인간의 고통을 치유해주는 유일한 동물이다.


자신보다 나를 더 사랑해주는, 강아지로부터 받는 사랑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이런 순수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해본 사람은 누구나 이미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을 받은 사람들일 것이다.








+ 2022년 현재 투비는 17살 노견이 되었고, 동갑내기였던 노아는 2020년 12월 21일, 15살에 하늘나라의 별이 되었답니다.


+ 저의 20대와 30대를 함께 한 노아와 투비에 대한 이야기이자, 저희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 노아&투비 인스타그램 ->>> @noahtobe  http://instagram.com/noaht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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