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를 보내주던 날

29. Comment te dire adieu?

by 양지우

안락사. 결국,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 되었다.


자연스러운 이별에도 가슴이 미어질 것 같은데 두 손으로 직접 사랑스러운 가족의 숨을 멎게 만들어야 하는 건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노아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그 후로 홀로 남은 투비는 지금까지도 잘 버텨주고 있다. 아니.. 겨우 버텨주고 있다.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노아와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글로 남겨야 할지 마음이 잡히지 않았다. 일에 치여 정신없이 하루하루 살다 보니 마음을 정리해야 하는 것조차 잊어버린 듯했다.


하지만, 이제 혼자 남은 투비도 천천히, 더 가까이 노아 곁으로 가고 있는 것이 보이기에... 노아와의 마지막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 꾸역꾸역 글로 써본다.


한 밤중에 120킬로를 밟아 응급실에서 노아는 하루 이틀을 더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받으며 버텨주었다. 하지만 입원 전부터 시름하던 노아는 급속도로 상태가 악화됐고, 의사 선생님이 노아의 폐에 차 있던 핏물을 한 바가지 받아서 보여줬을 때, 이제 코 앞에 닥칠 이별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수술적 처치를 시도할 건지에 대해 고민해 봤지만, 노아가 수술 과정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혼잡스러운 입원실 유리 상자 안에서 힘없이 약에 취해 있는 노아를 바라보며, 더 이상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곧 우리가 직접 보내주어야 한다는 걸 또 한 번 인정했다.


결국 수술을 받지 않기로 결정하고, 마지막이라도 마음 편히 가라는 마음에서 집으로 노아를 다시 데려왔다.





집에 온 노아는 안절부절못하지 못하고, 비적 마른 몸을 일으켜 계속해서 비틀거리며 나아갔다. 집에는 노아를 위한 산소방을 마련해 놨지만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았다. 언니는 노아 곁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렇게 또 고통의 시간이 이어지고, 우리는 결국,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병원까지는 운전해서 30분 정도의 거리였는데... 어떤 마음을 먹어야 하나 결정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미 병원에 도착해 있었다. 간호사의 안내대로 작은 방 안에 들어가 준비를 마쳤다. 담요 안에 헐떡거리는 노아를 달래면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또 하고 반복했다. 의사가 노아의 혈관에 마지막 주사를 놓자, 몇 초 뒤에 노아의 얼굴에서 고통이 사라졌다. 딱딱했던 몸뚱이가 힘없이 축 늘어졌다.





노아는 잠에 든 것 같았다. 아프기 이전의 평온한 모습으로.


여전히 따듯한 온기를 간직하고 있던 노아를 조심히 상자에 옮겨 담아 집으로 데려왔다. 투비와의 마지막 인사를 위해서. 하지만 우리의 걱정과는 달리 정작 투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잘된 일이다 싶었다. 상자 안에 잠든 노아를 바라보며, 조금 더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그렇게 투비와의 인사까지 마무리하고, 정말 노아의 흔적까지 지우기 위해 미리 알아둔 장례식장으로 노아를 데려갔다. 우리는 대성통곡을 하고, 기도를 해주고, 검게 타버린 잿더미를 지켜봤다.





내게 평생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도 가장 큰 위로를 준 존재.





늘 그랬듯, 앞으로도 너는 내 마음속에 말없는 위로로 영원히 남아있을 거야.








+ 투비는 2024년 7월 4일 (19살)에, 노아는 2020년 12월 21일 (15살)에 하늘나라의 별이 되었답니다.


+ 저의 20대와 30대를 함께 한 노아와 투비에 대한 이야기이자, 저희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 노아&투비 인스타그램 ->>> @noahtobe http://instagram.com/noaht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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