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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지우 Jan 22. 2022

나 면도기 씹는 강아지야

7. 동네 깡패 노아와 인형 투비의 동거 시작



말도 안 돼. 면도기를 먹었다고??!!!




집에 들어와서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면도기 잔해들을 확인했을 때의 충격이란... 욕실 벽에 붙어있던 여성용 면도기가 떨어졌는지  달콤한 향기가 나는 면도기를 노아는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너무 놀라 노아의 주둥이를 잡아 억지로 벌리고 혹시 입안에 상처가 났는지 확인해보았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상처  군데  곳이 없었다... ' 입은 도대체 어떻게 되어있길래... 면도날만 빼고 발라먹은 거니...?'


노아가 엄청 애정 했던 뼈다귀



노아는 그야말로 '지랄견'이었다... '3 지랄견' 비글과, 슈나우저,  러셀 테리어' 해당된다고 하는   적이 있다. 물론 노아를 처음 키울 당시에는  러셀 테리어가 뭔지도 몰랐지만...


만약 그때  러셀이 3 지랄견에 해당되는 종이라는  알았어도 입양을 했을까...? 그랬을  같다. 실제로 보면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니까. 그리고 아마 언니는 자신의 품에 안겨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노아를 무시하지 못했을  같다.





노아의 젊은 시절은 '동네 깡패'  자체였다. 뭐든 입에 닿는 대로 씹어 먹어 버렸던 노아 덕분에  동안  바닥에는 쓰레기통을  수가 없었고, 모든 책장의 제일 아랫칸은 항상 비워두어야 했다.


면도기를 씹어 먹은  가장 공포스러운 일이긴 했지만, 면도기 외에도...  튼튼한 이빨로 핸드폰, 노트북까지 씹어 드시려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강아지들의 이런 행동도 불안감에서 오는 것이었다. 노아는 누나가 항상 가지고 있는 핸드폰이나 노트북이 너무 보기 싫었던 모양이다...


집 안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기 위해서는 더 큰 수고(?)가 따랐다. 고층 아파트에 살 때는 8층부터 계단을 이용해 내려가면서 미리 노아의 에너지를 좀 빼놓아야 그나마 종종걸음으로 산책이 가능했다. 그 당시에 우리에게 강아지와 여유롭게 산책하는 모습이란... 그림책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 '개너자이저'미를 뿜 뿜 하는 노아와 벙어리인 줄 착각하게 만들었던, 살아있는 인형이었던 투비와의 첫 동거는 처음부터 옳지 않았다... 하지만 언니와 내가 집을 합치기로 한 이상, 그 둘은 영원히 같은 배에 올라탈 수밖에 없는 운명을 맡게 된다.



꼭 같이 살아야 되는 거지...?


노아에게 투비는   거리였다. 노아의 파워에 짓눌려 투비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도망을 다니고 있으면, 내가 달려가서 노아에게 겁을 주는 일이 허다했다. 갑자기 나타난 나의 존재에 노아도 얼마나 심기가 불편했을까...


절대 집에서 볼일을 보지 않던 노아가  번은 집에 돌아와 보니  방에 들어가서 큰일을 떡하니  적도 있었다. '이건 분명히  xx 작정하고 이런 거다...' 생각이 들었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나랑 둘이  때는 공놀이도 잘하던 투비가 공을 가지고  기회를 노아에게 완전히 뺏겨버렸다. 투비한테 공을  줘보려고 하면, 먼발치에서  광경을 지켜보던 노아가 쏜살같이 달려와서 공을 채가기 일수였기 때문에...


 이후부터 슬프게도 투비는 공놀이하는 방법을 완전히 잊고 살게 되었다...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한 쌍의 커플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더 이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






+ 2022년 현재 투비는 17살 노견이 되었고, 동갑내기였던 노아는 2020년 12월 21일, 15살에 하늘나라의 별이 되었답니다.


+ 저의 20대와 30대를 함께 한 노아와 투비에 대한 이야기이자, 저희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 더 많은 사진 보기 ->>>  instagram


***다음 편 보러 가기 ->>> coming soon


***이전 편 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c9cbd1cebdfc42a/7


*저작자 허락 없는 이미지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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