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넘게 집을 비우고 돌아왔는데, 창가에 목숨을 다한 하루살이들이 수십 마리 죽어 있었다. 날이 더워지면서 출몰하기 시작한, 종이에 꾹 찍은 볼펜 점보다도 작은 생명체. 어지간히 눈엣가시였다. 뜨거운 물을 싱크대와 욕실 하수구에 퍼부어봐도 또 한두 마리씩 나타나는 녀석들. 주인이 없는 집을 활보하며 번식으로 개체수를 늘리다가 결국 창가를 공동묘지 삼았네. 바깥세상으로 나가고 싶었던 걸까. 창문을 열어 놓고 집을 비웠으면 휴지와 물티슈로 한 번에 하루살이 시체 수십 마리를 치울 일은 없었을 것 같다.
대신 다른 (몹시 원치 않는) 생명체가 들어왔을 수도.
내 머릿속도 매일매일 죽어나가는 생각과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 무덤과 진배없다. 다만 저 하루살이들처럼 쓱 닦으면 깨끗이 없어지는 사체였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인데, 왜 매일 좀비처럼 되살아나는 건지. 좀비 영화는 '월드워 Z'가 재밌는데, 그때 브래드 피트가 어떻게 좀비들을 해치웠더라? 무언가에 감염되어 정상적인 육체가 아니어야 했던 것 같은데, 역시 잡생각을 없애려면 몸이 고단해야 하나.
회사를 그만둔 지 한 달. 벌써 한 달이라니. 시간 될 때 '월드워 Z'나 다시 봐야겠다. (백수가 '시간 될 때'라는 단어를 쓰다니.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