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월의 고민들

by 꿈꾸는꾸리



3/14 우리는 이제 사내 부부가 아니다

2주마다 하기로 했던 회의를 하지 않으려 한다. 원래 1월부터 시작하기로 했었지만, 분기가 지났는데 하지 못했다. 강제성이 없으면 이렇게 흐르듯 살게 된다. 환경 세팅이 중요하다.


원래 하고자 했던 나의 제안 안건은 다음과 같았다. 각자 자기관리 루틴공유 / 4월에 별채 세팅 / 남편의 사업 방향성제안 : 올해는 경험에 집중하면서 마케팅은 본인채널에 하기


남편의 사업방향에 대해, 속도에 대해 내가 2주마다 챙기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서로 체크해주는 환경은 원하는 사람끼리 해야한다. 내가 그걸 남편하게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2주마다 회의를 하자고 캘린더에 박아놨었지만, 슬그머니 다 지웠다. 내가 이렇게 강제하는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서. 다만, 점점 남편이 하는 일에 대해, 뭘 하고, 뭘 느끼고, 뭘 배웠고,지난 2주간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공유하는 시간이 없게 되면, 점점 생각이나 의견을 나눌 시간이 없어지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


3/16 별채에서 어떤 걸 할 것인가?

우리가 지은 집에는 별채 공간이 있다. 사실.. 여기에서 뭘 할지 고민이다. 아직 뭘 할지 정해지지 않아서 인지, 가구배치부터 이 작은 공간을 어떻게 쓸지 고민이 많았다. 우리가 별채라는 공간을 따로 둔 이유는, 집이라는 곳이 단순히 거주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가 생겨나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기 때문이다.


철저히 개인화된 요즘 사람들, 그리고 그룹화 되어 벽을 갖춘 관계들.. 그 속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연결되고 싶어한다. 그래서 온라인상에서 인정받고, 소통하기 위해 헤매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나는 얼굴 맞대고, 눈 마주치고 일어나는 사람간의 대화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새삼 느낀다. 주택단지에 와서야 처음으로 이웃들과 인사를 제대로 나누고 소통을 하게 되었다. 그게 참 어색하지만, 젊은 부부에게 주는 기특한 시선과 관심이 소중하고 따뜻하다.


왁자지껄한 외향형이 아닌 파워 I 로써, 좋아하는 공통된 주제를 같이 향유하면서 느슨하게 연결되는 형태로 사람들과 만나고 싶어, 별채를 만들었다.


별채에서 뭘할지 생각하기로는

- 평일:사무실, 모임 / 주말: 모임

1 순위 : 개인 집무실

2순위 : 업무/모임 등 - 소통용 테이블

3순위 : 녹화 스튜디오도 가능하게 꾸미기

그리고 책이 군데군데 있으면 좋겠다. 책장을 일부러 두는던 공간이 안될거 같긴하고 모듈 형태로 두는게 나을거 같기도 하고.. 고민이다.



3/17 12가지법칙 (출근길 오디오북 들으며)

사실 나는 굉장히 불안도가 높은 사람인거 같다. 그리고 학창시절부터 그런 나의 기질에 대해,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았던 편이다. 그로 인해, 항상 열심히, 대비하면서, 성실하게 살았으니까. 하지만 10대, 20대, 30대… 어느정도 꿈꿔왔던 것들을 하나씩 이루면서도 여전히 불안에 떠는 나를 보면서, 뭔가 잘못됬음을 감지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 12가지 법칙 이라는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보았다. (이 체크리스트는 사실 배우자에게 불만이 있을때 쓰는 테스트이다.)


1. '나를 불안하게 하는 건 정확히 -이다.

-돈? 대출빚?

-스스로가 만든 기대에 못미치는거?

-자꾸 해야할 일이 떠오르는 압박감?

(명확하지가 않다. 저 중에 있긴 할까.. 나스스로를 제대로 직시해서 파악하는 것 부터 필요하다.)


2. 따라서,대안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정확히 •••이다.

- 월 1000~2000 벌어, 쓰고 싶은데 쓰며 사는 것.

- 엄청 많은 돈을 버는 것 (사업이든 투자든)

- 내가 생각하는 기대대로 사는거?

(하지만 그걸 이뤄도 또 생기고..끝이 없을거 같음.

대체, 해야할 일이라는게 언제 끝나는 걸까?)

- 좋아하는걸로 가득찬 하루를 보내는거? 보여주기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순간들로 24시간을 채우는것?


3. 당신(배우자)이 나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정확히 ·••이다. 이렇 게 한다면 당신과 내가 더는 불행하지 않을 것이다.

- 경제적이고 정신적인 안정감

- 존경심. 우리가 앞으로 나가아가고 있다는, 더 나은 내일을 살아가고 있다고, 발전하고 있다는 믿음


아, 사실 남편한테 뭘 바라는지 모르겠다. 왜냐면 2번에서부터 막혔으니까… 결국 저 위에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중에 가장 큰거는 “해야할 일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는 것 같다. 이걸 어떻게 극복하지..?



3/24 남편의 사업방향성

청소는 여름에 빡세게 하고 평소엔 딱2건만해서 오전에끝내고, 오후 원어민영어 키즈/성인반 운영(수익화용) 2030투자클럽 운영 + 주말 원어민 놀이 클래스 운영 or 외국인에어비앤비 (수익+브랜딩)

아아. 다른거 볼때마다 돈버는 방법, 성공 방정식 자꾸 흔들림. 역시.. 남편 길을 가게 해주는게 맞지 않나. 근데 남편 스스로도 돈을 좀 어느정도 벌어야 자신감이 생기고, 그담에 투자/독서 등 여러가지 콘텐츠화가 가능할거 같다. 남편을 기다리는게 맞지 않을까?



이런 여러 고민들을 하면서 3월이 지나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돈 신경쓰지마. 나 10년은 더 회사다닐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