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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습으로 늙어갈 것인가..

비로소 나로 빛나다.

by 제이쌤

집에서 공부방을 하다가

2년 전 원하던 아파트 1층을 매일같이 돌며

자리가 나오길 바랐더니 거짓말처럼 그 자리가

나왔고,


1년 전 그 아파트 건너편 상가

한편 자리, 10년을 안 나갔다던 자리를

눈독 들였더니 또 거짓말처럼 그 자리가 나와

교습소를 차렸다.



교습소를 자리 잡아가면서, 그 사이사이

더 중심 상가 자리를 보고 다니며,

언제 가는 이 자리로 나온다, 다짐했었다.


그리고 교습소 오픈 딱 1년 만에 또 일을 쳤다.

어떻게 이렇게 또 거짓말처럼 그 자리가 나왔다.

그리고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상가 계약.

건물 용도 변경 (건축사 사무소).

교습소 인수자 찾기.

인테리어 계약,

냉난방기, 간판 계약.

선생님 면접.

원장님들과 함께 듣는 학원운영 강의 및 모임.

집기 추가 구입.

시스템 정비를 위한 교육 듣기.

시스템 구성하기.

시간표 정비하기.

프로필 찍기.

광고 준비하기.

교육청 실사.

소방안전 점검.

사업자 등록 변경.

보험 정비.

설명회 준비.

오픈식 준비.

이사.


등등등

이 많은 일들을 한 달 반 만에 모두 해냈다.

그렇게 많은 일들을 하며, 한 두 달 사이 아주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면접 보느라 내 딸보다 몇 살 더 많은 젊은 대학생 선생님들 , 경력자이신 내 또래 선생님들도 만나고, 나보다 저 멀리 가 계신 원장님들도 많이 만났다. 나이쯤 되면 그래도 사람과 세상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거란 내 오만에 찬물을 한 바가지 뒤집어쓰는 일도 겪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며, 내 5년 후, 1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해 보곤 했다. 멀리 가 있어 보이는 선배 원장님들의 모습 속에서 전에는 알지 못했던 외로움과 부담감의 무게도 보았다.


나는 5년 후, 10년 후 어떤 모습으로 늙어가고 있을까.


한 달을 일 년처럼 살며 몸은 고되고 죽겠었으나, 신나고 즐거웠다. 생각보다 늘 그렇듯 돈은 너무 많이 들어가 빚은 늘어났지만, 좋아하는 일을 맘껏 해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


오픈식에 왔던 오랜 지인은 그날의 나를 보며 말했다.


"비로소 네가 빛났다."


나는 이제 나로 살아가는 일에 더는 망설이지 않으려 한다. 더는 주춤대지 않으려 한다. 결과보다

과정 속에 빛나는 매일을 살아내려 한다.


또 거짓말처럼 말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하나씩 이루어가며. 나는 나의 오십 대를 맞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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