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기술

쓰지 않는 시간에도, 글은 자란다

by Bloom지연

<사적인 > 나만의 마음과 시간을 담다


요즘 나는 쓰지 않는 법을 배우고 있다.

손끝이 멈춘 자리에서,

문장보다 오래 숨 쉬는 마음을 본다.

어쩌면 글이란, 쓰는 동안보다

멈추는 동안 자라는지도 모른다.


연재를 마치고 난 뒤,

나는 매일 조금씩 비워내는 연습을 했다.

책상 위에 쌓인 메모를 정리하고,

오래 붙잡았던 문장을 놓아주었다.

머릿속에서 여전히 인물들이 말을 걸어왔지만,

나는 그들을 잠시 기다리게 했다.

그 기다림 속에서 문장은

낡은 옷을 벗듯이 제 모양을 되찾았다.


글을 멈춘 시간은 침묵 같았지만,

사실은 깊은 대화였다.

몸의 리듬이 돌아오고,

마음의 결이 천천히 정리되었다.

나는 그 고요 속에서 내가 왜 쓰는지를 다시 배웠다.

세상의 소음을 잠시 멀리 두고,

내 안의 목소리를 다시 들었다.


요즘의 나는 기록 대신 관찰을 더 많이 한다.

햇살이 머무는 자리,

말하지 못한 표정,

손끝에 남은 냄새.

그 모든 순간이 언젠가

문장이 될 것을 알기에 조급하지 않다.


글이란 결국,

우리가 살아낸 시간의 표정이니까.


이제 다시 써야겠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다르게,

비워낸 리듬으로,

더 조용한 마음으로.


고요의 기술을 배운 손끝으로,

다음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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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지연의 브런치 스케줄 (25.10.26 이후)

• 월 – 연재 준비

– Bloom지연 (읽다/쓰다/그리다/사적인)

• 수 – 원고 준비

• 목 – 연재 준비

• 금 – 개인 작업

• 토 – 연재 준비

– 댓글 한 스푼

발행 시간 : AM 07:00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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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지연 #고요의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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