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미션

by 젤루나

어느 날 평소 궁금했던 분과 처음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나의 예상과는 꽤나 다른 신선한 대화 주제들이 오고 갔던 적이 있었다.

대화를 본격적으로 나누어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기에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할까 고민했지만, 의외로 무거운 주제들과 정말 솔직한 의견들을 가감 없이 들려주셔서 놀랐던 그날의 기억이 있다.

그분의 고민은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랐지만, 그 마음만은 충분히 공감되는 것이었기에 감정이 전이되어 지금도 여운이 남아있는 것 같다.


거침없고 당당해 보이는 모습이지만 가족의 기대, 주변인들이 먼저 닦아놓은 길과 쭉 뻗은 탄탄한 아스팔트 대로와 자신의 길을 비교하고 힘들어하고 계신 것 같았다.

어쩌면 체념한 듯한 그 목소리에서 나는 선뜻 위로와 같은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다.

이미 그분의 일상은 풍족한 것이었지만 더 큰 성장과 도약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이었다.


사람들의 고민도 각자 가지각색, 처해있는 환경도 다양하고, 그 속에서 매일매일 해답을 찾아 나가는 일상을 살아간다.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분의 미션은 아마도 궁궐을 더 크고 화려하게 건설하는 것이 아닌, 지금의 아름다운 궁궐과 정원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관리하고 지키는 것일 수도 있음을.

모두가 똑같은 24시간을 살아가지만 그 쓰임과 목적은 제각각인 것처럼 말이다.


내가 가진 달란트를 알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살아가되,

지금 나에게 바람이 불 땐 닻을 올려 나아가지만, 바람이 불지 않을 땐 닻을 접어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한국을 넘어 국제적으로도 변화가 많고 어려운 시대인 것 같지만,

아무쪼록 지혜로이 슬기롭게 보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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