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란 무엇인가

by 젤루나

대화는 사실 기본적으로 피곤하고 지치는 일이다.

새가 쉴 새 없이 울어대면 그 몸이 야위는 것처럼, 인간에게도 대화란 상당한 에너지가 투입되는 일이다.

나도 언제는 대화를 하다가 너무 피곤한 나머지, 입술이 터져버렸던 기억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가 통하는 사람과의 시간은 오히려 즐겁고 활력을 얻는 유익한 시간이 되기도 한다.

통하는 대화의 기준은 아마도 서로의 공통점, 배려심, 상대에 대한 이해도 등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은 그중에서도 서로에 대한 배려심 작용이 주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로 듣고, 이해하고, 의견을 교환하며, 공감하는 일련의 과정에 이르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나의 존재를 이해받음으로써 치유받기 때문이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받는 대화는 어떤 대화일까.

스트레스를 받는 대화는 나의 존재를 이해받지 못하는 대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대화는 점점 서로의 주장만 하다가 결국엔 토론까지 가는 긴장감이 팽팽한 협상의 시간이 되고 만다. 마치 권투선수가 링 위에 올라간 스파링처럼 누구는 이기고 누구는 지는 결과를 내겠다는 불편한 목표가 생기고 만다.


실제 협상 자리던 토론의 자리던 상대방에 대한 존중은 대화의 필수 요소가 아닐까.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두 명 이상의 사람이 서로 의견을 나누는 대화의 장에서는 완벽하게 이기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꼭 이겨야겠다면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고심해서 고른 단어로 소리 낸 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대로 튕겨나가는 것만큼 허무한 일이 있을까.

차라리 챗 GPT와 대화하는 것이 덜 답답할 거라고 당장 그 자리를 도망치고 싶어질 것이다.

생각보다 이런 기본적인 대화가 어려운 상황이 오긴 하는 것 같다.

나와의 궁합이 안 좋은 것일지, 아직 나의 처세나 다양한 포용력이 부족한 것일지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대화가 튕겨나가는 것만큼 답답한 일은 없는 것 같다.

나는 링 위에 올라가려고 한 것이 아니나, 나를 끌고 링에 올라가 결국 스파링을 하려는 그 상대를 어찌하면 좋은 것인가!


나는 그저 물 흐르듯이, 그러나 예의를 갖춘 자유로운 대화가 좋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대안을 찾아 나서는 그런 아름다운 고뇌가 담긴 대화가 편안하다.

원하는 것이 있을수록,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오픈형 대화를 통해서 스스로도 몰랐던 대안을 발견하게 되고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 또한 도출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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