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와 조롱 문화

by 젤루나

넘쳐나는 말, 말, 말

콘텐츠 소비, 생산이 급증하고 온갖 정보와 소식에 대한 말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우리는 현재 살고 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재미있는 콘텐츠는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그러한 것들을 즐기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타깃으로 삼는 대상을 살펴보면 그리 썩 유쾌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든 검색을 통해서든 우리는 보게 되면서 개개인의 알고리즘으로 굳혀진다.

끊임없이 콘텐츠가 재생산되는 구조 안에서 사람들은 정보를 습득하고, 여가를 즐기고, 그렇게 콘텐츠를 소비한다.


이제는 AI를 통한 영상, 텍스트 콘텐츠 생산으로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는 중,

마냥 즐겁게 넘겨보던 콘텐츠들을 잠깐 멈추고 사색이 하고 싶어졌다.


특히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들과는 별개로, 왠지 어떤 사회현상이나 개인을 비꼬듯 풍자하거나 희화화하는 것들이 많아졌음을 느낀다.


비판하고 비꼬면서 그 속에 담긴 모순이나 부조리를 밝혀냄으로써 그러한 희화화는 순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는 조롱의 대상을 만들어내고 폭력성을 정당화하는 역기능을 내재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렇게 웃고 떠드는 부류와, 마치 자신들을 타깃으로 하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해지는 두 부류로 나뉘게 되고, 이런 것들이 또다시 대립과 갈등의 새로운 뿌리를 만들어 내는 건 아닐까.


그리고 이런 것들이 알고리즘과 맞물려 새로운 현대사회의 판옵티콘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름 끼치는 상상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생각 없이 넋 놓고 웃으며 즐기던 콘텐츠가 갑자기 무서워진 순간이었다.


우리는 겉으로는 왕따, 이지메, 학폭과 같은 폭력 행위를 부도덕한 것으로 폭로하며 정의로운 척해왔지만,

정작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알게 모르게 또 다른 대상을 상대로 새로운 폭력을 행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보이는 대상을 찾아서 정의를 실현시키자고 외치지 전에,

나 스스로를 한 번 더 되돌아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심코 보고 있는 영상, 읽고 있는 글을 그저 재미로 소비하기보다

내가 어떤 목적으로 이것들을 보고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자세가 더욱 필요해진 세상이라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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