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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yeon Apr 05. 2020

에어비앤비의 시작

공감숙소(共感宿所) 1편

리투아니아에서 온 아이들

 


2018년 12일 14일 첫 오픈을 했던 리틀하얏트는 2019년 11월 12일에 운영을 마치고 폐업신고를 했다.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해 12월 17일 오픈 후 보라보라 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업무로 승선했던 남반구 투어 일정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보라보라 섬을 숙소명으로 정했다.


2018년 3월, 후암동 투룸에서 여성 외국인 여행객을 받고 함께 생활을 하는 형태로 에어비앤비 시작을 했고, 2019년 5월 이태원으로 다시 투룸 단독주택을 얻어 같이 이어가고 있다.


각별했던 네덜란드 자매들, 한국어 이름을 지어 주었다

지연스쿨을 하며 느껴 온 공간에 대한 목마름, 강의 활동의 시너지, 늘 구축하고 싶었던 경제적 시스템 등 여러 중요한 이유가 있었지만 에어비앤비 숙소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영어였다.


편입해서 들어간 학교의 전공은 중국어고 일본어 강사 경력 13년이 되었지만,, 결국 세상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일반적인 언어는 영어라는 것을 늘 뼈저리게 느낀다.


영어를 잘 모르면, 소통도 소통이지만, 다양한 정보와 소식에서도 철저하게 배제된다.


그런 이유로 늘 영어에 관심이 많았고, 2011년 봄, 두 달간 떠났던 유럽 다국적 여행(topdeck: 영국 회사, 전 세계 청년들이 같은 버스를 타고 20여 개 국을 다니는 코스, 만으로 38세 이하만 가능.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쪽 여행객들이 대부분. 잘 모르고 탔던 나는 나와 같은 동양인이 거의 없어 미주 아이들 속에서 마리너리티로 생활하게 됨)에서 소통으로 인한 큰 불편함과 고통을 겪었던 나는 귀국하자마자 강남역 영어학원을 등록했다.

이 버스를 타고 유럽을 누빈다


3년 동안 무결석으로 출석해 한 달 수강료 이상의 마일리지가 쌓였고, 심지어 할아버지 장례식에도 새벽에 잠시 학원에 다녀 올 정도로 그때는 정말 열심이었는데,,유럽에서의 불명예스러운(!) 기억만큼 절박한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 사이에 다녀온 영어권 나라에서 테스트를 해 보니, 조금 더 늘었으나 언어에 대한 부족감은 끝이 없었다.


더욱 강한 결심이 생겼던 계기는 몇 개월간 통역으로 승선했던 크루즈였다.

항해 전 피스보트 앞에서


지구 남반구를 항해하며 그곳의 유명인사들과의 대담과 소통의 시간이 주어졌는데, 대부분 영어 능통자들이라 그들의 대화에 참여하기 쉽지 않았다.


배에서 가장 친했던 동료들과 격무 후 밤에 와인을 홀짝거리며 힘들었던 시간을 나누는 것이 하루의 낙이었다.

하지만 정말 가까운 그들과의 대화에 깊숙이 들어갈 수 없는 내가 너무도 답답했다.


이스터 섬(Easter Island) 모아이(Moai)

그런 나의 직접 경험과 13년간 강사를 하며 약 3만 명의 학생들을 만나면서 얻은 간접체험으로 언어 습득의 정도(正道)를 누구보다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


인도양을 지나며 새해를 맞았다

당장 외국에 가서 언어를 공부할 시간도 돈도 그리고 굳이 그런 마음도 들지 않을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래 외국인과의 동거로 나를 스스로 빼도 박도(!) 못 하는 불편한 상황에 처하게 하자. 그렇게 마음을 먹은 후 바로 고등학교 졸업 후 20년간 정착했던 제2의 고향인 분당을 떠나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again.


아담하지만, 거실 소파에 누우면 남산타워가 앞에 보이고 늘 따뜻한 햇살로 따뜻했던 테라스가 있던 지연하우스에는 핀란드 게스트를 시작으로 20명이 넘는 여자 게스트들이 왔었고, 국적도 다양했다.


함께 생활했던 네덜란드 자매들

한 게스트를 호스팅 한다는 건, 예약 문자, 메일, 실시간 채팅, 집뿐만 아니라 주변과 교통 안내, 집 안에서의 대화, 응급상황 처리 등 이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의도한 대로(!) 대단히 불편한 상황에 처했는데, 아침에는 다시 리셋되어 영어가 잘 나오지 않아, 방 안에서 굿모닝 하와유를 몇 번씩 혼자 되뇌며 엔진을 가동하고 내 방문을 열곤 했다.


할로윈을 맞아 이태원에 온 티처들

친구들이나 특히 동료 호스트들이(대부분 집 전체를 렌트하는 형태로 숙소를 운영하기에 게스트와의 접점은 그래 크지 않다) 불편하지 않냐고 물어볼 때도, 내가 목표한 지점이 있었기에 그 불편이 크게 힘들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또한, 숙소를 운영하다 보니 호스팅과 티칭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결국 사람을 상대하는 거고, 그들이 원하는 부분을 만족시키며, 그들이 만족스러워할 때 또한 나도 만족스러워진다.


호스팅을 하면서 나에 대해서 다시 깨달은 부분은, 나는 사람을 아주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이건 나 스스로라기보다는 함께 있었던 게스트들을 만나며 더욱 깨닫게 된 부분이다. 살아오면서 고단하게 느껴졌던 그 성향이 그들 덕분에 나의 좋은 성품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세미나로 이태원에 온 미군 친구들


지연하우스 운영을 몇 개월 하다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집전체를 운영하는 것에 대한 제안도 받았다.


집을 몇 달간 알아보고 결정한 곳이 리틀하얏트. 바로 옆에 하얏트 호텔이 있고, 재벌이 사는 회장촌이 있는 곳이었지만, 그들은 모두 딸린 운전기사들이 있는 걸.. 집 컨디션이 너무 좋아 결정했지만 역과의 거리가 멀었고, 집 앞에 가파른 오르막길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게스트들 꽤나, 고생시켰네,,, 라는 생각에 새삼 미안해진다.


앞으로의 글은 나의 숙소를 통해 만났던 외국인 친구들, 그들의 이야기, 또한 그들과의 스토리이다.


start.

서울에서 특별한 휴가를 보낸 호주 대학생들



리틀하얏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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