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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yeon Jun 23. 2022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온 마틸드 -3-

<마틸드와 함께 한 열흘>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온 마틸드.

지연하우스에서 잘 지내고 있다.

집에서 미술전을 기획하는 일을 하며 서울을 즐기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 약간 예민하고 까칠한 부분이 있지만, 아주 매너 있고 상식있는 친구. 이상하게 개그코드가 맞아 낄낄거리며 나름 오순도순 지내고 있다.

한국 갈 곳을 적은 체크인리스트를 내가 봤는데 집 껌딱지가 되어 잘 나가지 않는 마틸드.

침대가 너무 푹신하고 편해 자기를 끌어안고 안 놓아 준대나 모래나. 이불 밖은 위험해 외국인 편을 찍고 있다.

서울 오기 전에 스코틀랜드에서 소처럼(!) 일했고 할머니 간병으로 꽤 긴 시간을 애써 와서 지금 서울에 있는 이 시간이 자신에게는 리얼 힐링 타임이란다.


식재료 장봐와서 꾸물꾸물 해 먹고 테라스에서 차도 마시고 라디오에서 BTS음악이 나오면 춤도 추고 잘 지내고 있다.

RM의 여인인 마틸드는 잘 안 움직이는 와중에 김남준의 고장 일산에 두 번이나 행차하셨다. 김남준 선생 벽화 사진은 다음에.


오늘은 오랜만에 호스트 지연도 낮에 집에 있게 돼서 런치를 함께 했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데 최애는 비비고의 미역국. 아마 맵지 않아서 인 것 같다. 된장도 좋아한다는 마틸드에게 오늘 한 상 가볍게 차려 주었다. 덕분에 나도 챙겨 먹고.

둘이서 맛있게 냠냠 먹다가 지네 동네 영상 유튜브로 보여 주는 거 보다가 놀다가 하니 저녁이네.

요즘 다른 이슈로 신경을 못 써 준 것도 있고 내일 시간도 있어 그녀의 체크인리스트 일부에 스탬프를 찍어 주러 가기로 했다.


요즘 숙소 여러 이슈도 있었어서, 새삼스레 그녀에게 네가 와서 기쁘고 참 고맙다고 말해 주며 꼬옥 안아 주었다. 갑작스레 던진 고백에 마틸드도 눈을 반짝이며 웃는다.

멀리서 내가 써 놓은 정보만을 믿고 이곳에 온 이 사람을 항상 정성껏 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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