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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yeon Song Oct 10. 2022

좋은 주니어란

왜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이 커리어에 더 나은 옵션이 될 수 있을까요

어쩌다보니 서울대/연대 부동산 학회 가서 발표하고, 좋은 주니어를 설득해보겠다고 뒤풀이까지 가서 요즘 세대들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쩌면 주제넘게 꼰대짓을 하고 온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정리 차원에서 기록해본다.    


(IT 회사에 관심이 있는데)대기업 A와 대기업 B사이에서 고민 중이에요

(전공이 건축 쪽이기에)시공사에서 인턴을 했는데, 해보니 너무 답답해서 유학을 가고 싶어졌어요

왜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이 나은 옵션이 될 수 있을까요

창업도 고민하고 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아이템은 어떻게 잡으셨나요

왜 창업을 하셨나요?

좋은 주니어란 어떤 자질을 갖고 있고, 어떤 사람인가요? 어떤 사람을 뽑으시나요?

여성으로 커리어를 이어가기 어렵지 않은가요


아마 갓 졸업할 때 쯤의 나에게 이런 이야기 했었다고 하더라도 내 자신도 전혀 무슨 소리인지 몰랐겠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내가 했던 실수를 그대로 하지 않기를 바라며.. (물론 우리회사의 밸류나 BM에 대해서 물어보는 즐거운 질문도 있었지만..)


(IT 회사에 관심이 있는데) 대기업 A와 대기업 B 사이에서 고민 중이에요


이 질문을 받고 사실 좀 충격적이었다. IT분야에서 A회사와 B회사는 매우 안정적인 대기업이지만, 소위 말하는 '네카라쿠배당토'도 아니고, 안정성을 빼고 커리어 발전 측면에서는 정말 적은 옵션을 제공하는 회사들인데 커리어초반에 그런 고민을 한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물론 대기업을 가는 분명한 이점 - 적어도 어느 정도의 '허들'을 넘고 '기초적인' 트레이닝을 거쳤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재 - 도 설명하긴 했지만, 아무리 봐도 내 입장에서는 '네카라쿠배당토'보다 그 대기업이 우선순위에 놓여지는 것은 이해하기 너무 어려웠다. 


물론 내가 졸업할 때, 대기업에 가는 것이 '유학'이나, '고시를 포함한 금융권 공기업'에 비해 별로라고 그걸 마치 서열매기듯이 따지는 사람들도 있었고, 나는 내 스타일 따라 막 선택(?) 했었는데 - 다 가는 증권사, 은행을 안가고.. - 만약 다시금 선택을 돌릴 수만 있다면, 당시 설립한 지 몇 년 안되는 네이버에 들어갔을 것 같다. 물론, 내가 들어간 첫 회사에서 겪었던 많은 일들이 '나의 성향'과 '관심사'를 확실하게 해줬지만.. 다시금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뭣도 모르는 그런 선택에 2.5년을 허비했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아쉬운 것 같다. (내가 안타까워 하는 이유는 바로, 내가 학부 졸업할 때 바로 그랬었기 때문에..누굴 탓하랴)


왜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이 나은 옵션이 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이 글을 정리하게 된 것 같은데, 물론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이 나은 옵션에는 몇 가지 제한조건이 붙는다. 적어도 내가 성장할 시간만큼 회사가 버텨줘야 하고, 버티는만큼 나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사수가 존재해야 하며, 성장하는만큼 나에게 많은 권한과 책임을 위임해줄 여유가 회사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만족하는 회사가 많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저 조건을 만족하는 좋은 조건의 스타트업에서의 1년은 대기업의 2-3년에 맞먹는 일들이 일어난다. 대기업에서 하나의 서비스를 제대로 하려면 수많은 결제라인(?)과 소명/설득작업을 거쳐야 하며 실제로 실행 후 배운 것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가져오기 위해서 버텨야 하는 긴 사이클과, 더 최악의 경우는 기껏하던 일들도 사업 자체의 문제보다는 조직전체의 문제 - 조직개편 등 - 으로 인해 접힐 수도 있는 반면, lean한 테스트를 강조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이 전체 싸이클의 주기가 매우 짧고, 임팩트 위주의 결정을 내리며, 작은 성공부터 큰 성공까지 드라이브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다시말해 스타트업의 1년은 대기업의 1년과 다르다. 이 햇수가 누적되면 2-3년 차 이후부터는 많은 차이를 만들어내는 토양이 된다고 (개인적으로) 믿는다.


물론 스타트업은 빠른 시간 내에 무엇인가를 이뤄내야 하기에 일반적으로 업무 강도도 높고, 치열하게 하더라도 맨땅에서 하는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다. 그렇지만 1년에 52주, 총 40시간*52주 = 2,080시간, 1개의 프로젝트를 서포트하고 실제 출시하지도 못하고 보내는 시간과, 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직접 담당하는 경험의 깊이와 폭은 전혀 같을 수 없을 것이다. 


(나머지 질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정리는 차차 시간 나는대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그래서 저희 한국프롭테크는 사업개발인턴을 찾고 있습니다. 저랑 같이 일하실 분이고, 적어도 인턴분이 오셔서 의미있는 성장을 할 시간 만큼 회사가 살아남을 수는 있을 거 같고, 기다려줄 여유도 있습니다. 제가 좋은 사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최선을 다해 성장하고 있고, 같이 일했던 동료들의 레퍼런스가 채용공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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