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 4기, 수술 불가, 20대 진단, 흡연 X, 미혼 여성
암을 진단받고 난 뒤, 내 삶에서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식습관이었다.
의사들이 말한 건 단순했다.
크게 세 가지만 조심하면 된다.
당, 차가운 것, 그리고 몇 가지 자극적이고 탄 음식들과 가공식품류
하지만, 그 단순한 지침은 내 20대 일상과는 정반대였다.
또래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은 늘 맵고, 짜고, 얼음이 가득 들어간 달달한 음료였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이런 음식들을 피해야 했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그 자리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웠다.
식사 후 건네지는 달달한 꽈배기 하나, 달달한 아이스 바닐라라테 대신 선택해야 했던 따뜻한 캐모마일 티.
그 순간마다 나는 조심스러워졌고, 가끔은 죄책감마저 들었다.
내가 아픈 것을 모두에게 이야기할 수 없기에,
“나는 이런 걸 좋아하지 않아” 혹은 “난 괜찮아”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 말은 곧 “나는 너희와 어울릴 수 없어”라는 의미로 돌아오기도 했다.
거절한 것은 음식 한 조각이 아니라,
그들의 호의와 나눔의 순간 같았기 때문이다.
병은 어느새 단순한 건강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나를 가로막는 하나의 작은 벽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는 걸.
내가 먹지 않는다고 해서 누군가 나를 멀리한다면,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 관계의 진실일 뿐이란 걸 말이다.
“No thanks, 고맙지만 사양할게요.”
그 짧은 말속에 이제는 내 선택과 내 삶을 담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