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보다 더 맛있지 않은 이유

4기 암환자의 식이요법과 갈등

by Alkislove

나는 3년 전 4기 암환자가 되었고, 고식적 항암치료를 위해 매일 하루에 2번 항암제를 복용하고 있다.

3년 전, 암을 진단받았을 때 나는 곧 죽겠구나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나는 암세포와 공생하며 잘 살아가고 있다.


오늘은 내가 느끼는 음식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암을 진단받기 전, 나는 딱히 좋아하는 음식이 없었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조금 좋아했던 것들 중에는 수입산 초콜릿과 캐러멜 팝콘이 있었다.

기분이 몹시 우울할 때 먹었던 달콤한 초콜릿 한 조각과 가끔 영화관에서 즐겨 먹었던 캐러멜 팝콘은

어쩌면 내 삶에 있어서 작은 행복 충전소였다.


암을 데리고 살아가게 되면서 엄마와 가족들은 특히 내 식이요법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는데,

암이 싫어하는 음식들은 대체로 건강하지만 특별한 맛이 없거나 지루한 재료들이 많았다.

붉은 고기는 몸에 좋지 않다거나, 당을 멀리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야채는 생으로 먹는 것보다 익혀서 먹는 것이 흡수율이 더 좋다고 했다.

암환자와 그 가족들은 매일 이런 정보의 바닷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를 끊임없이 저울질하며 음식을 먹는다.


그렇지만 가끔 스트레스를 받거나, 특별한 날에는 속세의 맛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익숙한 음식을 먹으면,

그 맛이 내가 기억한 맛이 아니거나 너무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내 입맛이 변한 걸까?

그리고 그 음식을 먹고 나면, 왠지 건강에 대한 죄책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고작 음식일 뿐인데도, 나는 왜 이렇게 마음 놓고 편안하게 음식을 대할 수 없는 걸까?


이런 사소한 것들이 일상의 제약이 되고 방해가 된다고 느낄 때마다, 나는 점점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매일 더 건강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하지만,

이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 갈팡질팡 흔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갈등 속에서도 나는 조금씩 깨닫게 된다.

내가 건강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단순히 음식을 조절하는 것만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나를 아끼는 시간이기도 하다는 것을.


예전에 내가 놓쳤던 것들,

예를 들어 매일의 작은 행복이나 소소한 일상의 기쁨들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음식을 넘어서, 건강한 삶을 위해 변화가 필요한 이유는

그저 암과 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내가 하는 모든 노력은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내 주위 사람들과 함께 오래도록 살아가기 위한 작은 씨앗들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고 있는 중이다.

음식을 즐기고 싶은 마음과 건강을 지키려는 마음, 그 둘 사이에서 나는 매일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그 균형이 나에게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