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월간기록 | 멈출 수 없는 시간 속에 멈춰 선 나

by Alkislove

복직한 지 세 달이 지났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교통사고가 났고, 내 작은 자동차도 나도 잠시 멈춰 서야 했다.

내 차를 다시 만난 건 2주가 지나서였고,

나는 알 수 없는 어깨 통증으로 매일매일 여러 병원을 오가며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


4기 암 환자로서 항암치료와 각종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사실은 늘 시간에 쫓기는 삶을 만든다.

나에게 주어진 제한된 24시간 속에서 여러 치료 스케줄을 함께 소화하는 일은 큰 부담이었다.


언제 나아질지 모르는 통증.

그리고 '4기'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

이 모든 것들이 나를 더 예민하고 지치게 했던 것 같다.


1월에는 온라인으로 알고 지내던 몇몇 암 환우들이 소풍을 갔다.

그 소식을 들으며 또 한 번 느꼈다.

인간의 삶은 참 허무하다고.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이 영원하지 않으며,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더 절실하게 느낀다.


그리고 시간을 더 소중히 쓰고 싶다는 마음과 동시에,

어차피 이런 결말이라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는 마음도 한편에 들었다.

서로 반대되는 감정들이 같은 방향을 향해 나를 잡아당기는 느낌이었다.


이런 폭풍 같은 사건들 속에서도 시간을 야속하게 계속 흐르고 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죽음으로 향하는 결말일까.

아니면 결말로 가는 길 위에서 잠시 멈춰 선 시간일까.

생각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일터로 돌아와 밀려있던 업무를 하나 둘 처리했고,

예정돼 있던 CT검사를 찍고,

다음 주에는 결과를 보러 간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없다고 느꼈다.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삶.

주어진 것들을 받아들이며 그 안에서 살아만 가는 삶.


이런 삶에도 어떤 용기와 희망이 필요하다면

그게 무엇일까.


어쩌면 희망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이 삶을 끝까지 바라보려는 태도일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나를 데려가고,

나는 그 시간 위에 잠시 놓여 있는 존재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도 살아 있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