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3개월 차, 교통사고 이후의 기록
4기 암환자 복직 3개월 차를 앞두고 교통사고 났다.
항상 이런 식이다.
이번에는 정말 잘해보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계획도 여러 개 세워두었는데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그동안 휴직했던 기간이 길어 연차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항암치료를 하러 다니려면 연차가 부족해서
이것저것 빠듯하게 계획해 둔 올해 일정이 뒤죽박죽이 돼버렸다.
회사를 다니며 어렵게 만들어둔 나만의 루틴들.
겨우 되찾았다고 믿었던 나의 평범한 일상은 이번 사고로 다시 엉망이 돼버렸다.
또다시 여기저기 병원을 헤매었고, 뚜렷한 해답은 딱히 없었다.
이번 복직에서 내가 얼마다 마음을 단단히 먹었는지
아마 그 아무도 모를 것이다.
지금이 2026년이니
3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를 겪었다.
신호대기 중 후방추돌.
그때는 덤프트럭이었고,
이번에는 작은 차였지만
내 차는 엔진까지 손상될 만큼 크게 망가졌다.
눈물이 났다.
왜 하필 또 나일까.
덤프트럭 교통사고 이후
나는 공황장애, 불면증, 우울증, 불안장애를 안고 살게 되었다.
그 시간을 버티기 위해
약을 먹고, 운동을 하고, 심리상담을 받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그 사고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회사에 여러 번 휴직을 요청했다.
그 시간들이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
그런데 또 사고가 났다.
사고 이후 눈이 아프고, 왼쪽 어깨가 심하게 아팠다.
하지만 골절 같은 명확한 진단은 없었고
병원에서는 진통제 처방이 전부였다.
무엇보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갈까 봐 두렵다.
나는 또 회사에 교통사고로 인한 병가를 신청했다.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문제가 많은 사람인 걸까.
나 대신 일을 맡아야 할 동료들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낀다.
혹시 누군가 나를 꾀병을 생각하진 않을까
걱정도 된다.
사실 회사로 돌아갈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나는 나를 먼저 선택했다.
나는 4기 암환자다.
지금의 나는 충분한 휴식과 경과관찰이 필요한 상태다.
연차가 넉넉했다면
병원에 가는 일도 이렇게 눈치 보이지 않았을 텐데.
고작 두 개 남은 연차로
항암치료와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를 동시에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찼다.
그렇게
나의 병원에서의 일주일이
조용히 끝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