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월간기록|오늘의 최소치로 버티기

by Alkislove

복직한 지 두 달.

이쯤 되면 마음이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버티기 시작해야 하는데, 오히려 더 흔들린다.

나는 세 달 차가 고비라고 믿는다.

이유는 모르지만, 늘 그랬다.


작년에는 심리 상담을 받으며

내가 견뎌온 시간들을 조심스럽게 펼쳐 보였다.

말로 꺼내는 순간,

응어리들은 생각보다 작은 조각들이었고

그래서 조금은 풀릴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 다시 우울이

아주 느린 속도로,

하지만 분명한 방향으로 내 주변을 돈다.


잘 살고 싶다.

그런데 동시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할 수 없다.

나는 그 두 마음 사이에 매일 서 있다.


문제는, 희망의 가닥을 어디서 잡아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는 것.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는 걸 아는데,

방향이 없다.

그리고 잘 모르겠다.


그래서 머릿속에서 질문이 멈추지 않는다.


일은 왜 하는 거지? 미래를 위해서겠지.

그럼 나에게 미래는 있나?

내가 준비해야 할 미래는 무엇이지?


이런 미래를 준비하느니,

차라리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어딘가에 있다.


내가 준비해야 할 미래는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펼치는 미래가 아니라,

남은 시간을 견디며 '끝'을 기다리는 준비처럼 느껴진다.


그러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라는 생각이 올라오다가도

곧바로 "이런 의미가 무슨 소용이람"하고 스스로 지워버린다.


의미를 찾으려다가, 의미를 지우려다가

그 사이에 하루가 지나간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없다.


지금 이 정도도 충분히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아직 그게 어렵다.

마음의 그릇이 작은, 그저 그런 사람이라서.


그래서 나는 요즘, 거창한 결심 대신 '최소치'를 정해 본다.

미래를 다 설계하지 못해도,

오늘은 완전히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오늘의 최소치는 이 정도다.

밥 한 끼는 챙기기.

몸이 굳기 전에 짧게라도 걷기.

하루에 한 번은 내 마음을 속이지 않기.


그리고 무엇보다, 우울이 나를 감싸는 날에도

"이건 내 전부가 아니다"라고 조용히 말해주기.

나는 아직 희망을 크게 믿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내일의 나에게 오늘을 넘겨주는 일은 해보고 싶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오늘은 이 노래가 듣고 싶다.


문제 problems-서동현

전부 문제 같아

정답을 알아도

풀 수 없는 문제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