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 글을 쓴다.
낮에는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말들이
밤이 되면 자꾸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그 사람에게는 그게 위로였을지 모르겠지만
그런데 왜 그 말은
내 마음을 더 작게 만들었을까.
다시 곱씹어보니
나에게는 내 감정을 삭제당하는 느낌이었다.
아픈데 아프지 말고 참으라고 말하는 것처럼.
오히려 내가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 고통이
사소한 것처럼 취급받는 기분이었다.
힘들다고 말했는데
왜 더 단단해지지 못하냐는 눈빛을 받는 느낌.
나는 이제 더 이상
누군가가 불편해할까
내 아픈 곳을 숨기고 싶지 않다.
그건 우리 가족 중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의 세계는 언제나 자신의 경험을 기준으로 단단했다.
공무원이 아니면 불안정하고,
사회복지사는 이래저래서 돈을 벌기 어렵고,
정해진 길을 벗어나면 결국 힘들어진다고.
문제는 그 믿음이
모두의 정답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다른 선택을 하면
불안한 사람
덜 성공한 사람,
현실을 모르는 사람처럼 취급된다.
나도 한때는
그 기준 안에서 나를 재단하려고 노력했다.
내 선택이 틀린 건 아닐까.
내가 덜 성실한 건 아닐까.
하지만 삶을 조금 더 지나오며 깨달았다.
비극과 희극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성공도 실패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정답이라고 믿었던 길이
어느 날은 막다른 길이 되고,
우회라고 생각했던 선택들이
나를 살려내기도 한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누군가에게는 안정이 답이고,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답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돈이,
어떤 사람에게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내가 괜찮으면,
내가 감당할 수 있으면,
그 선택은 충분히 옳다.
모두가 이해해 줄 필요도 없다.
끝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도 괜찮다.
그건 그 사람의 삶이고,
나는 나의 세계를 지키며 살면 되니까.
나는 더 이상
타인의 기준으로 나를 줄 세우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