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두에게 중요하지 않아도…!
어제저녁을 먹다가 문득, 나와 비슷한 시간을 살아온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너는 요즘 뭐가 제일 힘들어?”
“나는 사람 관계가 제일 힘들어.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왜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만 있는 걸까?”
잠시 생각하다가 나는 말했다.
“나는 내가 쓸모없어질 봐 무서워. “
그는 되물었다.
“그게 왜 두려워?”
나는 한참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나는 누군가에게 가치 있고, 소중한 존재이고 싶은데 그런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는 말했다.
“누구든, 어디서든, 어떤 일을 하든 그 사람이 필요하니까 그 자리가 있는 거야.
괜한 걱정은 하지 마.”
누군가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일지도 모른다.
조금 예민한 고민이라고,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는 거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반복되어 온 나의 결핍이었고,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였다.
나는 늘 나는 증명하려 애써왔다.
취업 시장이 어려웠던 시기에 사회에 나왔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나오지 않았던 나는,
지방에서 수석으로 졸업하며 어떻게든 나를 증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졸업 후 바로 취업하지 못했고, 인턴생활을 여러 곳 전전했다.
스터디를 여러 개 준비하며 ‘괜찮은 신입사원‘이 되고 싶었다.
그러다 반복되는 낙방 끝에, 세 번의 인턴 생활을 거치고 나서야
지금의 직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
인턴시절의 나는 주로 누군가의 요청을 돕는 사람이었다.
도움은 되었지만, 중심은 아니었다.
그 시간을 보내며 오히려 ‘진짜 내 일’을 차곡차곡 배워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
중요한 일을 맡지 못하면,
사람은 쉽게 주변으로 밀려난다는 걸 그때 배웠다.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지금도 완전한 정규직은 아니다.
그래서일까.
가끔은 내가 이 조직 안에서 꼭 필요한 사람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나는 정말 필요한 사람일까.
왜 나는 늘, 나를 증명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는 걸까.
그 질문은 꽤 오래 붙들고 살았다.
그러다 크게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붙들고 있는 기준이 전부는 아니라는 걸.
몸이 먼저 무너졌을 때
회사에서의 역할도, 직함도,
중요한 업무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때 남은 것은
내가 무엇을 해냈는지가 아니라
내가 괜찮은지 물어봐주는 사람들이었다.
그제야 생각이 달라졌다.
세상 모두에게 그리고 사회에서 꼭 중요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겠구나.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사람이면 충분하겠구나.
아직도 가끔은 흔들리지만,
적어도 이제는
내가 서 있어야 할 기준이 어디쯤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