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부족해서 미안해
아이 둘과 함께 소아과를 다녀왔다. 미리 집에 와있던 첫째 아이와 함께 둘째 아이 하원을 같이 하고 곧장 병원으로 갔다. 차를 타고 갈까 고민하다가 날씨가 조금 풀린 듯해서 킥보드를 선택했다. 최근 내가 차를 갖고 다니기 전보다 운동량과 걷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다는 걸 의식한 탓이기도 하다.
병원에 도착 후에도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병원에 마련되어 있는 작은 공간에 앉아 둘째가 고른 '딸기와 토마토' 책을 읽어준다. 하지만 시끄러움 속에서 집중하는 시간이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둘이서 차례대로 키와 몸무게를 측정해 본다. 그리고 뽀로로 영상이 나오는 화면을 잠시 보다가 드디어 순서가 되어 진료를 본다.
두 아이의 약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요즘 들어 두 아이가 부쩍 시끄럽게 서로를 놀리며 자극하는 횟수가 늘었다. 돌아가는 길에서도 역시나 예외는 아니다. 시선을 돌려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달리기 경주를 제안했다. 아이들 모두 킥보드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달라기를 통해 집에도 빨리 가고 아이들이 티격대는 것도 멈출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엄마 먼저 간다! 엄마 잡아봐!"
아파트 단지 내 일자로 쭉 이어진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갑작스러운 제안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뛰기 시작한 엄마를 보고 서둘러 킥보드 바퀴를 굴리기 시작한다. 첫째 아이는 순식간에 따라잡는 반면에 둘째 아이는 점점 멀어지는 엄마와 오빠를 보고 울음을 터트렸다.
"왜 울어?"
"엄마랑 오빠가 너무 빨리 가서..."
그렇게 둘째 아이의 울음으로 달리기 경주는 끝이 났다. 단지 내 단차가 있어 보통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만 그날은 역시나 운동 부족을 의식해 오르막길을 열심히 올라갔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