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어서 더 소중한 시간

by 비비드 드림

최근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분야가 있다. 관련 책도 계속 읽고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인터넷 카페에도 자주 들어가 보고 또 강의도 듣고 있는 중이다. 관련 책을 읽다가 혹시 내가 지루해할까 봐 다른 분야의 책도 중간에 읽었다가 다시 또 그 주제의 책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또 매일매일은 못하더라도 그래도 꾸준히 글도 쓰고자 노력한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시간을 보내려니, 아침잠이 없는 첫째 아이가 깨기라도 하면 거실에 있는 나를 바로 불러들인다. 그럼 꼼짝없이 다시 들어가 아이의 옆에 누워있어야 한다. 엄마가 옆에 있다는 확신을 주면 그제서야 안심이 되어 다시 잠이 든다. 그러다 보면 그날은 새벽 시간 활용을 실패하게 된다.


그래서 그 후로는 밤 시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보통은 아이들을 재우면서 같이 잠이 들었다. 도저히 시간이 없으니 밤에도 일부러 알람을 맞춘다. 잠이 들었더라도 다시 깨어나 나오면 되므로. 오늘은 다행히 같이 잠들지 않은 날이라 알람이 울리기 전에 내가 먼저 나올 수 있었다.


두 아이를 키우며 회사를 다니는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는데에 시간을 내기가 정말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더 나은 미래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한발 한발 스텝을 밟고 있다.


이런 패턴으로 지내던 중 오랜만에 지인을 만났다. 주말이었고 너무 오랜만에 보자는 연락이라 나도 보고 싶은 마음에 남편에게 육아를 부탁하고 주말 나들이를 나갔다.


어깨 통증으로 일을 약 한 달 정도 쉬면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끝에 평소 일 할 때는 너무 쉬고 싶고, 쉬게 되면 이것저것 다 해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쉬고 있으니 할 게 없어 심심하다는 말을 했다.


심심하다라니.

나는 심심하다고 느낀 게 몇 년 전인지도 까마득하다.


첫째 아이만 있었을 때엔 그런 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둘째 아이까지 생긴 이후로는 잠깐의 여유는 있을지 몰라도 심심함을 느낄 정도의 시간은 나에게 주어진 적이 없었다.


지인이 말한 ‘심심’이란 단어 자체가 새삼스럽게 낯설게 느껴졌다. 결혼 전에는 같이 이쁜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사진도 찍고 놀고, 콘서트도 보러 가곤 했었는데 미혼과 기혼, 그리고 아이의 유무가 이렇게까지 다른 삶이 되는구나 생각했다.


심심하다고 느낄 여유가 없다는 것에 속상하지는 않다. 다만 순간적으로 ‘심심하다 ‘라는 느낌이란 게 있었지 하며 생각하게 되었을 뿐. 지인은 혼자이기에 운동을 하며 자기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고, 또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거나 여행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하고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 할 수도 있다. 다만 나는 하고싶은 것을 다 하고 살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때문에 오히려 이런 시간들이 더 소중하고 오히려 더 열심히 하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숨 돌릴 틈 없이 매일매일이 바쁜 일상이지만 그 속에 충분한 행복이 있다. 내 삶에 내가 만족을 하고 있으니 그거면 되었다. 그리고 그 바쁜 와중에 나는 더 나은 삶을 위해 공부까지 하고 있으니 뿌듯하고 대견하기까지 하단 생각도 든다.


오늘이 쌓여 미래가 될 것이고 나의 미래가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을 확신하기에, 심심할 틈이 없는 내 삶을 나는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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