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넥*** 전문가 없는 시청자 시점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벚꽃이 만개할 때가 되면 버스커버스커 노래를 라디오에서 엄청 틀어준다. 벚꽃을 이렇게 찰떡같이 표현한 노래도 아마 없을 것이다. 노래도 좋지만 벚꽃이 활짝 펴서 꽃 비가 내리면 앤과 매튜 아저씨가 마차를 타고 초록색 지붕으로 향하던 애니메이션 장면이 떠오르곤 한다. 지금 생각하면 참 별다를 것 없는 장면이긴 한데 어린 나에게 무척이나 로맨틱했던 모양이다. 지금 보면 화질도 떨어지고 조악한 장면일지 모르지만 실제 만화보다도 훨씬 아름답게 기억에 남아있으니 말이다.
애니메이션은 TV 방영물로 보았기 때문에 전편을 시청한 것은 아니지만 양장으로 만들어진 한정판과 어떻게 볼지 난감한 DVD도 소장하고 있으니 나름 '빨간 머리 앤' 찐 팬이라 할 수 있다. 넷***를 검색하다 우연히 보게 된 빨간 머리 앤으로 인해 찐 팬의 내적 갈등이 시작되었다. 온전히 붙어 앉아서 짧지 않은 시리즈를 본다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1cm의 장벽을 허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봉준호 감독이 말했지만 장장 30~40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은 주의력 결핍인 나에게 (아니 집안일이 산적해 있다고 말하자) 무척 힘든 일이다.
그러한 부담감을 이기고 보게 된 '빨간 머리 앤'은 역시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의 드라마다. 다만 앤 역의 캐나다 출신 에이미 베스 맥널티는 앤을 위해 태어난 아이처럼 싱크로율이 대단해서 '빨간 머리 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시리즈가 2017년부터 매년 방영되지만 1년 동안 바뀐 모습이라고 믿기지 않게 아이들이 폭풍 성장한다. 성장 드라마에 걸맞게 아이들이 커가면서 한층 차분한 모습으로 연기하니 엄마 마음이 되어 기쁘다. 영화는 대부분 소설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지만 인종 차별에 대한 이야기나 그 시대 성차별 등도 비중 있게 다룬다. 우리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빨간 머리 앤이 발간된 지 100년이 훌쩍 넘었다. 분명히 봤을 거라 생각했던 딸은 알지만 만화는 보지 못했다고 했다. 30년의 나이 차이 극복을 빨간 머리 앤이 아닌 '톰과 제리'라는 것이 왠지 아쉬웠지만 나에게는 어린 시절의 나를 가끔 생각하게 되는 좋은 작품이다.
'빨간 머리 앤'의 찐 팬이라면 봐야 한다.
그 외 단조로운 드라마를 싫어하는 사람은 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