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걱정이 내 인생을 망치기 전에

데일 카네기의 자기 관리론

by 우주먼지

지난 글을 쓰고 거의 한 달 반만이다. 사실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누가 있을까 싶어서 그동안의 공백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한 명이라도 있을 수 있으니 이야기하자면, 미국 박사 지원 준비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어 성적이 필요했는데 퇴근 후, 주말에는 영어 공부 + 미국 박사 지원서를 준비하느라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다. 대신 그동안 일기장을 사서, 손으로 개인적인 감정을 토해내는 글쓰기는 했다.


지난 주말 시험이 끝나고, 지원서 정리도 끝나고 해서 이제 다시 책도 읽고 글도 써볼 여유가 조금 생겼다.

이번에는 데일 카네기의 자기 관리론.


걱정이 내 인생을 망치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는 부제에 끌려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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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반동안 미국 박사 지원을 준비하면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여러 번 겪었다.

일하면서 준비하려고 하니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점과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여러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 박사 자리가 있냐 없냐는 물어보는 과정은 취준의 과정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지금 미국 펀딩 상황이 좋지 않아서 어렵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좌절의 연속이었다.


그럴 때마다, 1) 그러니까 내가 미국 싫다고 했지!라는 남 탓 2) 수능, 임용도 왜 이렇게 시험과 선발의 과정은 연속이지 삶 대한 밑도 끝도 없는 불만 3) 도대체 언제 마음이 편해질래? 삶에 만족을 못하고 힘들다고만 하는 내 삶의 태도에 대한 답답함 등의 감정이 요동을 쳤다.


이러는 와중에, 새로 생긴 가족을 챙기고 그들의 감정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부담과, 쉬고 싶은데 이 모든 과정을 놓지 못하고 꾸역꾸역 해 나가며 힘들다고 징징대는 나 자신이 너무 답답했다. 사실 그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주여, 저를 평온하게 하셔서 바꿀 수 없는 일은 받아들이게 하시고 바꿀 수 있는 일은 바꾸는 용기를 주시고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카네기의 자기 관리론에 나오는 어느 성인의 기도였던 것 같다. 내가 불만을 갖고 힘들다고 하는 것들에는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있고,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 현재 부족한 영어 실력은 어쩔 수 없다, 인정을 해야 된다. 앞으로 바꿔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건 내 몫이지만. 현재 미국의 펀딩 상황이 안 좋아서 사람을 안 뽑고, 내가 그 자격이 안 되는 것은 인정을 해야 한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해서 지원서를 작성해 보고, (어쨌든 상대평가고, 나보다 더 적합한 사람이 있다면 내가 떨어지는 것은) 내가 어쩔 수 없는 것.


최근 최성운의 사고 실험 유튜브에 세스 고딘의 인터뷰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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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30년간 블로그에 글을 쓰고 계신다고 했는데, 지금은 몇백만에 이르는 사람이 그 사람의 글을 읽는다고. 그분이 그랬다. 내가 글을 쓰는 건 그냥 다음날이 화요일이 되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블로그는 어떤 플랫폼에서든 쓰면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된다고.


가끔은 이 브런치를 쓰면서도, 오히려 고민이 생길 때가 있다.

생각을 정리하려고 쓰기 시작했는데,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남겨주는 글을 보면, 부럽고 나의 글쓰기 주제에 비해 다양한 주제를 가진 사람들이 부럽다. 그리고 힘든 상황마저 글로 잘 풀어내고 툭툭 털어내시는 그 담담함과 강한 멘털도 부럽다. 그러다 보니 이 브런치라는 공간이 세스 고딘이 말한 것처럼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복잡하게 만드는 공간이기도 했다.


위에 적은 성인의 기도에 적용해 보면, 이건 내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이다. 한 번에 내 글쓰기 실력을 올릴 수 없다. 그러니 나의 현재 실력과 상황을 인정하자.. 이게 곧 내 인생을 내가 혼자 잘 살아가는 방법과도 연결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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