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치는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도 어김없이 성당 가서 딴짓을 하고 있었는데 신부님의 한마디에 고개가 번쩍.
" 혹시 인생의 가치관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바닥을 치는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하느님(신)께서 자비를 내려주시기 전일 겁니다."
(독자 분들 중에 성당 다니지 않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 같아서요. 하느님 대신 믿고 계신 '신'을 넣어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카네기 책에서도 그랬듯이 저는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요. 그냥 기도가 주는 힘에 대해서 요즘 생각을 하게 돼서 적어봅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살면 언젠가는 다 보답을 받을 수 있고, 후회만 하지 않도록 열심히 살자라는 것이 내 인생의 모토였는데, 요즘 들어 그렇게나 가성비 없는 삶으로 느껴지고, 1. 수능 2. 임용고시 3. 노르웨이에서 석사 공부 이렇게 큰 사건들이 다 후회하고, 좀 더 똑똑하고 효율적으로 살걸 하는 마음이 들던 요즘..
그런데 과거에 내가 모든 것을 끊어내고, 집중했던 일들에 후회를 느끼기 시작하니 요즘은 나의 작은 선택(뭐 먹을지, 상대방의 질문에 하는 답, 나의 행동)도 어느 것 하나 가볍게 할 수가 없었다. 다 후회할 것 같고, 다 가성비 없을 것 같고, 그러니 머리가 너무 복잡해지고, 혼자 있어도 혼자 있고 싶은 순간들이 이어졌다. 이런 상태가 2년 정도 된 것 같다.
요즘에는 나의 이런 답답함에 눈물을 펑펑 흘리며 잠들기도 했었다.
그런데 신부님의 이런 물음에
" 혹시 인생의 가치관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바닥을 치는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 전날 자기 전에 소리 내서 울면서, 저 좀 도와달라고, 왜 이렇게 눈물이 흐르는지, 저 혼자서는 이런 복잡한 생각들, 이전 내 행동, 선택, 결정에 대한 후회를 진정시킬 수 없다고. 내일 일어나면 답변을 달라고 하고 잠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는데도 전혀 달라진 게 없고, 여전히 복잡한 생각들, 거의 20년 치의 나의 크고 작은 결정들을 하나씩 후회하며 곱씹게 되어 또 울면서,, 걷다가 성당에 왔었다.
그런데 문득, 그동안 내가 열심히 하면 다 언젠가는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던 나의 모토가 그동안 내가 열심히 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런 생각 모토를 가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어쩌면 나는 노력과 성실함을 믿는다기 보다는, 어떻게 '내가 노력하면' 다 이루어져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는.. 그런 생각이 들고 나니 얼마나 내가 이 인생을 대하는데 태도가 건방졌었는지.. 깨달았다.
그건 결국 나의 뜻이 아니라, 그분의 뜻이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러면서 신부님께서는 '인내하십시오, 그분께서는 그냥 주시지 않습니다.'
어쩌면, 내가 그동안 나의 선택, 결정들을 모두 나의 노력으로 생각하는 나에게 그것이 아니라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내가 노력하면 어떻게든 다 이뤄냈던 것이 결코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시는 것 같았다.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기도의 힘을 잘 몰랐고, 내가 노력은 안 하면서 기도에만 의존하는 사람이 될까 봐 되려 겁이 나 내 노력으로 내 할 일들은 해내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나도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인가 보다라는 생각도 들고.
"인내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