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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하 Mar 18. 2020

글쓰기가 알려준 무소속 삶

스스로 존재하는 자연의 일부가 되는 아웃사이더의 삶


요즘 강의를 들으러 가면 이해 안가는 풍경이 벌어진다. 마치기 10분전 강사는 어김없이 종이를 나눠주고 강의 후기를 받는다. 강의중에 휴대폰으로 강의실 풍경을 촬영한다. 이유없이 카메라를 보며 웃어야 한다. ‘사진찍기 싫은데요.’ 말 할 용기는 없으니 묵묵히 미소를 지으며 이 강의 최고였어요. 엄지 척을 세워야 한다. 





17년의 강사 생활 중에 한번도 아이들에게 강의 후기를 받거나 수업 중에 사진 찍은 적이 없다. 이것은 청중에 대한 기본 예의다. SNS 마케팅이 보여주는 이상한 풍경이다. 강사가 강의에 집중하면 사진 찍을 시간이 없다.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더 많이 전달할까 고민한다고 머리는 1000도 열이 난다. 얼마나 강의에 자신이 있으면 돈 받는 강의에서 마케팅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할 수 있을까?  강사가 카메라로 활동하니 청중이 수업 중에 스마트폰 보면서 집중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아닌가?











가전제품이나 어떤 상품에 대한 서비스를 받으면 고객 평가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기사는 종종 부탁한다. “평점 5점을 부탁합니다. 인사에 반영되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의무감에 앞뒤 상황은 듣지도 않고 5점을 누른다. 요즘은 이마저도 귀찮아서 전화를 안 받는다. 강사가 앞에 있는데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을 마음 편히 쓸 수 있는 인간은 몇이나 될까? 이 심리를 알기에 마케팅을 위해 강의 중에 후기를 받는 것인가? “만족도가 떨어지는 구석은 수정하겠으니 마음을 담은 후기를 부탁합니다.” 진정 수정할 마음이 있으면 스스로 이상한 구석을 찾아내지 않을까? 카메라에 청중의 웃는 얼굴을 담는 것이 아닌 실시간 청중의 눈빛에 집중하지 않을까?












글쓰기는 무소속 삶을 허락했다. 타인의 후기와 감동으로 뜨는 삶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인정하는 순간을 허락했다. 혼자 사는 인생이 아니라 타인의 관점도 중요하다.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삶이 아니라 순간의 즐거움을 누리는 과정을 허락했다. 어떤 무리에 가든 쑥 들어가서 나오기 곤란한 삶을 만들지 않는다. 인사이드가 아닌 아웃사이드의 삶을 누리는 중이다.





성공에 집착하면 누군가의 힘을 빌려야 한다. 누군가의 힘을 빌린다고 성공을 당길 수 있을까? 물론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이 다르다. 나는 타인의 힘을 빌려 뜨는 삶이 아닌 스스로 인정하고 때를 기다리는 하루를 살고 싶다. 타인의 힘을 빌려 성공을 얻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을 때 무소속 후보로 인생을 누릴 수 있다. 주하는 내 인생 정당대표다.





위를 본다. 누구도 내게 명령하지 않는다. 아래를 본다. 누구도 내 명령에 따르지 않는다. 명령은 오로지 내가 나에게. 세상 모든 소속들의 꿈을 이룬 사람. 카피라이터 정철의 무소속 정의다. 명령을 받고 수동적인 삶이 아닌 스스로 성장 동력을 부여하며 하루를 살아내는 삶을 글쓰기가 가르쳐 준다.



스스로 존재하는 자연의 일부. 아웃사이더의 삶을 사랑한다. 강의보다 독서를 더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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