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섬 나오시마
2일 차 일정 시작! 오늘은 나오시마에 가는 날이다. 보통 다카마쓰에서 나오시마로 많이 넘어가는데, 나처럼 오카야마에서 출발한다면 우노항으로 이동해 페리를 타면 된다.
그나저나 오카야마 역에 공중전화가 있어 반가운 마음에 찍어봤다. 이럴 때 내가 도쿄가 아님을 실감하게 돼..
오카야마 역에서 차야마치(茶屋町) 역까지 가서, 우노행 JR 로컬 트레인으로 갈아탔다. 역시 로컬 트레인은 일본 감성이 흘러넘친다.
우노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우노항이 나온다. 여기에서 나오시마나 쇼도시마 같은 섬으로 이동하는 페리를 탈 수 있다.
우노항에서 나오시마 섬까지 타는 페리는 300엔. 나는 다카마쓰 OUT 예정이라 편도로 구입했지만, 왕복으로 끊으면 조금 더 저렴하다.
10시에 자전거 대여를 예약해서 혹여나 원하는 시간대에 페리를 타지 못하면 어쩌나 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페리가 아주 크다. 500명 정도 탑승 가능해서 티켓이 매진될 일은 별로 없다고! 우노항에서 나오시마까지는 약 20분 정도 걸린다.
나오시마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쿠사마 야요이의 붉은호박이 우리를 반긴다. 나오시마가 예술의 섬으로 불리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데는 이 호박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얼핏 보면 무당벌레 같기도 하고..
나오시마에서는 도보보다 전기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꼭 일반 자전거가 아닌 전기 자전거여야 한다(!) 일반 자전거는 오르막길을 지날 때 너무 힘들다.
나오시마에 렌탈샵이 몇 군데 있는데 나는 'TVC 미야노우라점'에서 대여했다. 자전거 바구니에 관광 지도가 달려 있어 지도를 보면서 이동하기 좋았다. 예약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가장 처음으로 향한 곳은 안도 뮤지엄이다. 미술관이 오래된 민가 같은 느낌이다. 과거와 현재, 나무와 콘크리트, 빛과 어둠이라는 대립되는 것들이 주는 대조적인 느낌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 곳곳에 표지판이 있어 목적지를 찾기 수월하다.
귀여운 가챠를 차마 그냥 못 지나치는 병에 걸림.. 걸리기만 해 아주..(?) 400엔에 귀여운 에코백 획득!
자전거 쉼터가 이리 감각적이라니
마음에 드는 사진. 아트 여행이라는 부제답게, 캔을 재활용해 작품을 만드는 캔 아트샵이 있다.
지나가다 우연히 들렀는데 아이스크림이 진해서 맛있다. 가게 안 평상에 앉아 선선한 바람 맞으며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350엔의 행복..
인기 있는 곳이라 11시 반 오픈인데 11시 쯤 가서 대기하니 가장 처음으로 입장했다! 풍경이 가장 잘 보이는 좋은 자리로 안내해 주셨다. 여기 오므라이스가 호불호가 많이 갈리던데 나는 완전 호! 한적한 풍경을 바라보며 따땃한 커피랑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든든하게 배 채우고 베네세 하우스로 향하는 길에 바다가 너무 예뻐 발걸음을 잠시 멈췄다. 아무리 바빠도 잠시나마 이렇게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야지.
베네세 하우스 구역에는 자전거가 출입할 수 없는 관계로, 근처에 자전거를 세워 두고 미술관까지 걸어갔다. 예술의 섬답게 곳곳에 감각적인 공공 조형물들이 많다.
노란호박 앞에서 사진 찍으려고 쪼르륵 기다리는 사람들. 너무 귀여워..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은 나오시마섬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미술관 중 하나인데, 아트 갤러리와 호텔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곳이다. 미술관 내부 곳곳에 전시된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현대 미술에 특화된 미술관이다.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 이렇게 세토우치의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베네세 뮤지엄을 포함한 미술관 예약은 아래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나오시마의 명물! 소문으로만 듣던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호박! 나도 봤다!
그리고 나오시마 여행의 하이라이트! 지중미술관 도착!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기어코 사고 침.. 지중미술관 다 도착해서 자전거 타다 넘어졌다. 그래도 내리막길에서 안 넘어진 게 불행 중 다행
지중미술관은 다른 미술관에 비해 티켓이 비싼 편이지만 결코 후회 없는 곳이다. 제임스 터렐과 클로드 모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 중 다섯 점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게 가장 좋았다. 모네의 작품은 사방이 새하얀 방에 전시되어 있는데, 조명으로는 천장으로 흘러 들어오는 자연광만을 이용하는 게 인상 깊었다. 그래서 작품은 하루 종일, 그리고 시시각각 다른 느낌을 준다고.
다 둘러보고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에서 올리브 사이다를 마셨다. 쇼도시마산 올리브 과즙이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올리브 맛은 거의 안 난다.
내부 사진 촬영이 불가해 사진은 이것 뿐이지만 미술관이 아주 멋스러웠다. 지중미술관의 구조물 중 대부분은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지하에 건설된 게 인상 깊었다. 지중미술관을 마지막으로 나오시마 여행 끝!
나오시마 여행기를 쓰려 뒤늦게 앨범을 뒤적이는데, 나오시마 여행의 가장 마지막 사진은 이 사진이었다. 찾아본 기억도 없고, 사진을 저장한 기억은 더더욱 없는데 그때의 난 얼마나 행복했던 거야.
도쿄에서 힘들었던 마음을 다 잊고, 정말 즐겁게 놀고 쉬었다. 돌아보아도 나오시마에서 나빴던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모든 게 좋았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곧 다시 올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