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하고 후회되는 단 한 가지.
이직하고 후회하는 것 한 가지.
지금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면접보고 바로 통과하여 2주를 꽉 채워서 일하고 나니 이제 일의 전체적인 부분이 보이고 직원들, 시스템, 손님들과 두루 친해졌다. 친화력 갑이라 그런 거 하나는 좋다.
이직하고 나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미국 레스토랑의 특성상 팁을 매일 정산해서 내가 그날 그날 얼마를 번지 알기 때문에 마음이 아주 넉넉해졌다. 잠시 차를 빌려 어디를 가거나, 엄청난 수수료를 지불하며 음식을 시켜먹거나, 옷가게에 불쑥 들어가 이것저것 입어보거나 그러는 모든 마음이 편해졌다.
이직하고 후회하는 1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왜 진작 옮기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왜 진작에 옮기지 않았어요?’
누가 속으로 나한테 묻는 소리가 들리는 거 같다. 나도 지금에서야 나한테 그 소리를 해보지만 트레이닝을 하는 첫 주만 해도 내가 잘 한 결정을 한 것인지 알 수가 없어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소득이 내가 들은 만큼 나오는지, 동료들의 성격은 괜찮은지, 일이 나한테 맞는지 계속 불안한 것이다.
그 ‘검증’의 과정이 너무 불안해서 이직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혹시 옮겼는데 전보다 못 벌면 어쩌지?
-근무환경이 지독하면?
-성격 더러운 동료가 있다면?
-매니저가 또라이면?
-메뉴가 복잡해서 내가 못 외우면?
여태 3년을 해온 익숙한 일들과 사이좋은 동료들을 뒤로하고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는 일은 오래 같이 산 배우자와 이혼하고 다시 연애를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서로 간을 보고, 가족들의 합도 보고, 방귀도 트고, 속궁합이 맞춰보고, 포기할 건 포기하고, 맞춰줄 건 맞춰주는 그 긴 여정을 다시 한다고 생각하면 자신이 없었다. 아 또 해야 해? 하는 그런 지레 지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건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드는 직장에서 몸에 안 좋은지 알지만 먹는 패스트푸드를 먹는 마음으로 일 할 수는 없었다.
그럼 진작 하지??? 했었다. 작년에. 그런데 작년 10월 바쁜 연말이 오기 전에 내가 이직을 결심하고 주변에 조언을 구했을 때 주변의 반응이 또 나를 흔들었다.
A: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너만 피곤해. 앵간하면 그냥 착실하게 일해.
B:
거기 복리후생 좋다며…? 그리고 너 고기 맨날 먹는다고 좋아하지 않았어? 그거 큰 플러스야.
C:
새 직장 구하기 전에 절대 그만두지 마. 너만 골치 아파져.
D:
다른 데서 돈 많이 벌어? 확실해? 거기 이제 익숙해졌는데… 좀 아깝지 않아?
이혼을 결심하기 전에 배우자에 대해 고민하고 ‘지금도 사실 나쁘지 않을겅수도 있다’ 며 스스로를 설득하고 용서하고 그런 수 많은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나도 그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난 흔들린다.
그래서 또 그렇게 소득 없이 바쁘기만 한 연말이 지나갔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점점 더 시정이 안 좋아져 내 주식을 팔까 말까 고민이 되던 차에 갑자기 결심이 서서 여름휴가를 시작으로 가게를 일단 그만두게 되었고 갑자기 파란 불이 연달아 켜지는 도로의 마법처럼 예상치 못하게 일이 수월하게 풀려 지금의 아주 만족스러운 새직장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내가 지금의 레스토랑에서 작년 10월부터 일했다면 지금쯤 2천만 원은 모았을 것이다. 아쉽다.
이직을 하고 보니 부부 사이의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처럼 내 직장 생활에 대해 사람들은 모른다. 보기 좋은 사진과 좋은 것만 말하는 우리들 특성 상 당연히 그들은 왜, 무엇이 우리가 이직을 하게 하는지 알지 못하고 그 문제를 누구와 상의 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결심이 서면, 주변에 물어보지 마라.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결심대로 행동하고 나만의 성공을 하면 그들은 박수 칠 것이다.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