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만지지 마!!!
레스토랑에 홈리스가 들어왔다.
화요일 저녁, 아직 바쁘지 않은 시간이라 드문 드문 테이블이 비어있던 시간, 테이블들을 휙 둘러보는데 홈리스가 들어왔다. 그 홈리스는 내가 미쳐 대응하지도 못할 정도로 뛰듯이 거침없는 걸음으로 걸어 들어와 레스토랑 제일 안 쪽에 위차 한 코너의 내 담당 테이블에 다가갔다. 바로 쫓아가서 손님들의 식사를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 홈리스 치고 나름 너덜거리는 게 없는 차림이다만 홈리스는 홈리스다.
“나는 그저 이 사람이 먹는 음식의 이름이 궁금할 뿐이야. 거기, 그 접시에 든 음식의 이름이 뭔가요?”
제법 정중한 태도로 묻고 있지만 속지 마시라.
“식사하시는 손님 방해하지 말고 나가요.”
하며 그의 어깨를 살짝 터치했는데 바로 화를 낸다. 샌프란 홈리스의 특징은 누가 자기의 신체를 털끝만큼이라도 터치하는걸 못 견뎌한다. 누가 더러운 그 몸을 만지고 싶어 하나? 이 쪽에서도 사양인데 검은 손가락으로 음식을 가리키며 손님에게 점점 다가가니 나로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 몸에 손대지 마! 그저 음식 이름이 궁금할 뿐이야. 저들에게 물어본 거지 너한테 묻지 않았어. 거기, 먹고 있는 음식이 뭔가요?”
유럽 여행객인 엄마와 아빠, 아들과 딸은 얼어있다. 아빠가
“나도 모릅니다.”
라고 차갑게 응수했다. 이때쯤 바 매니저가 뛰어나와
“헤이, 당장 나가. You need to go now.”
라며 그의 팔을 툭툭 쳤다.
“난 그저 저 음식이 뭔지 궁금할 뿐인데 이 여자가 날 쳤어. 그저 저게 뭔지 궁금했을 뿐이라고!”
“저 음식은 볼로네즈 파스타야. 이제 나가.”
바 매니저의 기세에 밀려 나간 홈리스는 한참 나에 대한 욕을 하고 입구 근처의 테이블에 다가가 다시 구걸을 하려다가 쫓겨났다.
여기서, 혹시
‘어머… 배가 고파서 그랬을 수도 있잖아. 그리고 음식 이름 물어본 건데 그렇게까지…’
하며 온실의 화초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이 사람을 그냥 두면 어찌 되는지 시뮬레이션을 돌려주겠다.
“지금 드시는 그 음식이 뭔가요?… 아 볼로네즈. 맛은 어떤가요? 잘 익은 파스타에 토마토소스 좋아 보이네요. 전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세상은 참 불공평하죠. 맛있나요? 정말 죄송하지만 아주 조금만, 조금만 맛보게 해 주시면 안 되나요?”
더러운 냄새가 나는 홈리스가 내가 돈 내고 식사하는 테이블에 와서 시커먼 때가 낀 냄새나는 손가락으로 내 음식을 가리키며 이러니 저러니 하는 순간 입맛이 떨어진다. 혹시나 음식을 시켜주면 음료수를 시켜달라고 하고 나중에는 돈도 달라고 한다. 마음 약한 사람은 응대를 순간에는 하더라도 이런 대화를 하게 방치한 레스토랑과 담당 직원에게 화가 난다. 명백히 잘못된 대처다.
바 매니저가 와서 기세가 죽은 홈리스가 그저 난 저 음식 이름이 궁금했을 뿐이라고! 하며 날 바라봤을 때 난 깊은 혐오와 차가움이 담긴 눈빛으로 그의 백태 낀 눈알을 기죽지 않고 받아쳤다. 난 구걸하는 자에게 연민을 보낼 정도로 심장이 말랑거리지는 않는다. 안 미안하다.
오늘 같은 일은 아주 드문 일이다.
오랜만에 홈리스를 상대했더니 입맛이 다 없다.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