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이렇게 달리면서 살 수 있다면…?
쉬는 날 달리기는 일하는 날 아침에 하는 달리기보다 맛이 훨씬 더 좋다. 넷플릭스도 금요일 밤에 보면 훨씬 더 느긋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이유와 같다. 앞으로의 일정이 하나도 없이 완벽하게 자유로운 하루에 달리기를 하면 햇살도 평소보다 따듯하고 공기도 평소보다 더 달게 느껴진다.
나는 바매니저이기 때문에 일을 보통 오후 4시에 시작해서 밤 10시 정도에 마친다. 아침에 여백이 많은 일정이라 아침 달리기도 여유롭게 할 수 있는 게 사실인데
‘아 나중에 일하러 나가야 해. 그러려면 준비하는 시간도 있으니까 적어도 집에 0시까지는 들어가야지’
라는 생각을 계속 마음속에 품고 있다 보면 운동을 해도 완벽하게 느긋하게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쉬는 날은 마음 한 구석에 틱톡 대며 흐르는 시계 없이 온전하게 모든 것을 즐기면서 그저 달리기만 하면 된다. 시간의 자유가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내 휴일도 보통의 직장인처럼 이틀을 붙여서 쉬기 때문에 첫 번째 쉬는 날 달리기는 거의 마약 수준이다. 오늘 느긋하게 달리기를 하며 보내는데 내일도 쉰다니! 평소보다 느긋한 마음으로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조금 더 긴 코스를 골라 좋은 경치를 구경하며 뛰는 기분이란! 이 날 셀카를 찍어보면 얼굴에 묻어나는 행복과 느긋함은 평소의 그것보다 몇 배는 더 커 보인다. 얼굴은 햇살에 새카맣게 탔어도 행복으로 빛나는 얼굴이 환하게 보인다.
‘이렇게 날 행복하게 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을까? ‘
몇 달을 이렇게 극도의 쾌락을 맛보며 살아보니 점점 욕심이 나게 되었다. 살면서 어떤 욕심을 부리지 않아 딱히 목표도, 원하는 것도 없이 그저 잔잔하게 매일을 살고만 싶어서 딱 그 정도만 살았는데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걱정 없이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돈을 버는 법은 없을까?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회사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몇 시간만 일하고 돈을 볼 수는 없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난 출근할 걱정을 하며 마음 한구석을 조급하게 쥐고 운동하지 않아도 될 텐데. 달리다가 내키면 시간 생각 안 하고 그냥 더 달려도 될 텐데. 달리다가 지치면 눈에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앉아서 휴대폰을 보거나, 전자책을 읽거나, 엄마와 카톡을 하며 보낼 수도 있을 텐데…
한 번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점점 더 욕심이 나서 견딜수가 없다.
지금 당장 하고 싶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을 해보자. 시작이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