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면 멸망하는 도시, 샌프란시스코

언덕 위의 집들이 위험하다.

by 샌프란 곽여사
기울인 사진 아닙니다.

샌프란에 오면 걸어 다닐 일들이 종종 있는데 크게 운동이 된다. 왜냐하면 여기엔 언덕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언덕 하나를 오르고 나면 땀이 비 오듯 흐르는데 그 언덕 넘어엔 아래로 곧게 내려가는 도로와 집들이 보여 꽤나 멋진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멋진 모습도 좋지만 대체 이 경사진 언덕에 어떻게 주차를 했나, 그것도 장관이다.





샌프란의 차들은 언덕의 기울기에 익숙하다. 아마 여기 차들 중에 스틱 기어로 운전하는 차는 없을 것이다. 이 많은 언덕을 섰다, 갔다 하는데 스틱은 미친 짓이다.


언덕을 느리게 올라가서 차가 뒤로 밀릴 것 같은 위기감이 드는 그때에 후진으로 주차를 한다. 뒤에서 잡아당기는 머리채를 앞으로 억지로 끄는 듯이 이미 차는 브레이크로 억지로 잡아놓은 상태인데 후진주차를 하다니! 나는 심장마비가 걸릴 것이다. 그런데 기가 막힌 풋스킬로 브레이크를 약간 풀어 확-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 후진을 하면서 이 경사에 주차를 한다.

검은 차 옆으로 후진 주차 중인 차가 보인다.

이렇게 심한 언덕에 어떻게 집을 지었냐고? 내가 당신에게 묻고 싶다. 아니, 중장비들이 이 경사를 대체 어찌 오르락내리락하며 집을 지었단 말인가? 여기 내려가다 구르지 않는다면 만세다.


게다가 만약 비라도 오면 쥐약이다. 샌프란은 11월부터 3월까지 우기인데 한 번 비 오는 날 무심코 이런 경사진 길로 들어섰는데 정지선에 서는 순간 차가 그냥 휙 미끄러지지 않을까 너무 긴장이 됐었다.


집들이 이렇게 지어진 이유 중에 하나도 날씨이다. 샌프란에는 눈이 오지 않는다. 제일 추운 온도가 영상 7도 정도이다. 10도 정도 되면 춥다고 난리가 난다. 생전 눈이 오지 않으니 집들을 이렇게 짓고 목이 꺾일 듯한 이 경사에 차를 후진으로 주차하는 것이다.



언덕 아래 뷰는 좋다.

언덕에 후진주차는 무서워도 시원하게 내리 뻗은 도로의 뷰는 참 멋지다. 위에서 보니 탁 트인 도로와 저 밑에 바닷가까지 낭만적이기는 하다.


그저 맘 속으로 날씨가 미쳐 눈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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