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바빠도 나는 한가한 카페.

남의 한가함이 더 한가해보인다.

by 샌프란 곽여사

나는 바쁘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이 거리를 걷는 날은 난 주위를 둘러볼 정신이 없도록 바쁘다. 집에서 이 거리를 최대한으로 빠르게 걸어 Market street까지 걸었을 때 가게까지 (레스토랑에서 일해요) 남은 시간이 15분이 돼어야 한다.


나름대로 시간의 안배를 해서 가게에 허둥대며 들어가지 않기 위한 규칙이다. 가게에 허둥대고 들어가면 하루 종일의 일 흐름이 허둥대며 틀어져서 절대 빠듯하게 들어가지 않는다.


오늘은 쉬는 날이라 느긋하게 걷다가 이 카페를 마주쳤다.


CapitalOne이라는 신용카드회사 건물 1층입니다.

Capital One이라는 크레디트 카드 컴퍼니의 1층에 Peets coffee 가 있는데 저 둥근 모서리가 유리창이라 사람들이 앉아서 노트북을 펴고 있거나 누군가 양복을 입은 사람과 진지한 대화를 한다. 아마 비즈니스 용어를 쓰는 멋진 넥타이를 한 사람들이 주 고객일 것이다.


나는 이 Kearny Street을 매일 같이 걷고 또 걸었지만 여기에 들어와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저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을 빠른 걸음으로 스쳐 지나가며 ‘좋아 보이네’ 라거나 ‘한가해 보이네’ 등의 영혼 없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그 개꿀 자리에 앉음
오늘은 내가 당신들을 관찰한다

그런데 오늘, 모처럼 쉬는 날 나는 우연히 이 거리를 걷다가 이 카페를 마주쳤다. 생각도 못했는데 길 건너 이 카페를 보자마자 홀린 듯이 걸어 들어왔다.


‘오늘은 내가 당신들을 볼 차례야. 나도 이런 날이 있다고!.’


라고 굳게 다짐하며 혼자 형광 주황색의 운동복을 입고 분홍색 나이키 조깅화를 신은 차림으로 들어왔다. 매일 팔자 편한 사람들이라고 투덜대다 내가 그 사람이 되니 기분이 날아갈 듯 좋다.

이게 이런 기분이구나.


바쁘게 걸음 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지켜보며 그 바쁨과 하등 상관없는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기분, 이런 거구나 ㅠㅠ


이렇게 커피 한 잔이 나를 느긋하고 감사하게 하는구나. 난 너무나 큰, 하지만 남들은 절대 이해 못 할 그런 감동을 느끼고 있다. 매일 노는 사람들 또한 이 감동을 이해 못 할 것이다.

너무 럭셔리한 내부

이런 나의 감동을 더 크게 하는 것은 정말 멋진 내부의 구조와 복층 좌석이다. 커피를 한 잔 산 것뿐인데 이런 멋진 공간에서 사람들 구경도 하고 이렇게 글도 쓰니 정말 너무 멋진 곳이다.

복층에도 좌석이 가지런히 놓여있고 내부가 어수선하지 않아 참 매력적이다. 위에 앉으면 1층이 부산해도 공간이 분리되어 중요한 이야기를 하거나 방해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에 아주 안성맞춤이다. 자리가 너무 쾌적해서 커피 한 잔 값으로 이런 시간을 보내니 큰 이득을 본 기분이라 지금 기분이 띵호와다.


방금 매니저가 와서 10분 내로 닫는다고 한다.


“Excuse me, people. But we are closing in 10 min. Take your time.’


아주 매너 좋은 부드러운 이 말까지도 너무 좋다.


오늘 하루, 느긋하게 잘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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