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들 도박판이 난리다.
심각한 표정의 할배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무언가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도박판이다. 나는 중국인이 아니기에 거기에 끼어들어 자세히 볼 용기는 없어 돈이 오가는지는 모른다.
하나같이 삶에 찌든 얼굴들로 지저분한 옷을 입고 앉아있어도 목소리만은 기차 통을 삶은 듯 우렁차다.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은 Grant ave와 Stockton street을 장악하고 길게 형성되어 있다. Grant Ave는 관광객들을 위한 차 소매점과 관광상품점, 주얼리 가게 등이 늘어서 있고 Stockton Street은 생활권으로 채소가게, 어물전, 빵집, 식료품점 등이 빠듯하게 들어서 있고 모든 가게가 전부 다 북적인다.
이 공원은 Grant Ave 뒤편에 조성된 공원으로 매일 할배들의 웅성웅성하는 소리, 고함소리, 홈리스의 웅얼거림등이 넘치는 곳이다.
차이나타운인 건 알지만 진짜 중국인들이 이렇게 모여 떠드는 모습을 보면 ‘아, 내가 외국에 사는구나.’ 새삼 실감이 난다. 한국의 차이나타운을 아무리 가봐야 한국어가 여기저기서 들리는데 여기는 전부 중국인이다.
영어를 못해도 차이나타운에서 모든 일이 가능하고 중국인들끼리 해결 못하는 일이 없다. 건축, 관광, 도소매, 무역, 교육, 가구점 모두 이 차이나타운에서 가능하다. 오히여 영어 하는 사람들이 가서 손짓 발짓으로 열심히 물건을 사기도 한다. 영어를 못해도 이들은 당당하고 사는데 No Problem!
차이나타운 공원 바로 맞은편에는 힐튼호텔이 자리 잡고 있다. 유니언스퀘어에 하나, 차이나타운에 하나 유명한 곳을 선점하고 관광객을 모은다. 이 호텔의 직원들 태반이 중국인이고 내부의 인테리어 역시 중국 스타일로 붉은색을 많이 사용한다. 직원들이 중국인이지 어떻게 아냐고? 퇴근길 팔랑이며 걸어오는데 여기서 나온 직원 한 명과 얘기를 하게 됐다. 중국인이라며 자기가 일하는 힐튼 호텔 내 레스토랑에 놀러 오라고 한 적이 있다. 발음이 어려워 이름이 ㅂ으로 시작한다는 거 외 기억이 안 난다.
상점가를 지나 뒤편 Stockton Street으로 가면 진짜 차이나타운이 펼쳐진다. 정체모를 짐승 꼬리가 담긴 팩 (분명 개 꼬리 같은데 아니겠지…) 닭발이 수북이 담긴 냉동고,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복초이가 산처럼 담긴 매대 등 그다지 위생적으로 보이지는 않아도 사람들은 부지런히 잘만 산다. 대부분은 중국인이지만 근처에 사는 미국인들도 꽤 있다. 그중 나도 있다.
북적이는 차이나타운을 보며 한국에 방문했을 때 간 차이나타운이 생각난다. 어디에든 있는 차이나타운.
만국 공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