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 정량으로 따랐는데요.
바쁜 금요일 저녁, 2 커플과 1명의 여사 총 다섯 명이 내 테이블에 앉았다. 보통 저녁시간은 모두 비슷하기에 7시 정도에 일제히 손님들이 와서 동시에 식사를 시작해 7시부터 8시 반 정도는 마의 시간이다.
이 바쁜 시간에 자리 잡은 이 테이블은 내 인내심을 시험한다. 곁눈으로 호스트가 새 테이블을 두 테이블이나 앉히는 걸 보며 음료 주문을 받는데 그 솔로 여사가 복병이다. 사실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인상에서 대략 그 사람이 진상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데 이미 감은 왔다. 이미 술에 반쯤 절어있고 짜증스러운 얼굴의 인상 모든 게 나에게 ‘준비해.’ 하고 경고를 보낸다.
“어느 와인이 탑 쉘프(Top Shelf: 보통보다 고가의 질 좋은 물건을 지칭함) 와인이죠?”
메뉴에 뻔히 있는데도 묻는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게 좋습니다,라고 추천했다.
“이걸 마시면 다음 날 숙취가 없나요?”
세상 어느 와인이 숙취가 없을까. 마시는 양의 문제지. 이미 1차를 하고 왔는데 또 마시고 또 마시면 당연히 숙취가 있다. 나는 없다고 했다. 마시고 싶은 마음에 물어본 거라 나중에 숙취가 있어도 날 탓하지 않을 것이다. 이 와중에 새로 앉은 테이블들은 나를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다. 나는 침착하게 기다린다. 마침내 로제 와인을 주문해서 얼른 가져다줬다.
“뭐야! 이게 한 잔이에요? 얼마예요 이게?”
“14불이고 이게 정량입니다.”
“완전 바가지잖아! 형편없네!”
면전에 대고 이렇게 하는데 나는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다른 테이블들이 나를 기다리기에 그저 바쁘게 움직일 준비를 하고 죄송해요 하고 그 테이블을 떠났다. 내가 뒤를 돌아서는 순간 조용한 목소리로 같이 온 일행인 2 커플들이
‘헤이, 그러지 마. 저 아가씨는 그저 가게 룰에 따라 일하는 사람이야. 그렇게 무례하게 굴지 마.’
그 뒤로 다른 누군가가 동의하며 내 편을 들어주는 말을 들으며 다른 일을 하러 들어갔다. 내가 애피타이저를 들고 그 테이블에 다시 갔을 때, 그 여사는 나의 손을 잡으며
‘아휴 미안해요. 이 로제 와인의 색 좀 봐! 너무 영롱한걸? 그리고 아주 맛도 좋아!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내가 괜한 소리를 했어. 미안해요.’
나는 씩 웃으며 난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실제로 난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내 흔쾌한 반응에 테이블의 분위기가 확 풀어지며 모두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시작했다. 그 뒤로 메인 요리와 디저트 순간이 왔을 때 그 여사는 나에게 따로 디저트를 주문해주며
“내가 사주고 싶어서 그래요. 하나 더 시켜서 먹어요.”라며 나에게 음식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칭찬을 했다.
2 커플과 여사의 계산서를 따로 분리해서 주는 일로 그 테이블을 마무리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 여사님이 팁을 22%나 주었다. 나는 웃었다.
막판에 웃는 사람이 승자라던가?
내가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