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라고 하면 우리에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소 촌스럽고 멋내기 어려운, 특별한 개성이 없는 패션이다. 더 나아가 빈티지가 아니라 버려진 옷들을 업사이클링 (up-cycling) 한 옷들은 더욱이 그 품질과 디자인에 기대가 떨어진다.
그런데 업사이클링 옷이 아니라고 해도 세계적으로 각광받을 만한 떠오르는 브랜드가 바로 <Marine Serre> 마린 세르이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문화는 이미 패션분야 전반에 퍼져있었지만 그것을 트렌디하게 그리고 “우리는 슬로우 패션을 지향한다! 우리는 착한 브랜드이다” 라고 소리치지 않고 당연한 것을 하는 것 마냥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들은 디자인과 소재뿐만 아니라 등장부터 남달랐다. 패션 런웨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모든 곳을 런웨이의 무대로 생각했다. 그러한 결과로, 더이상 쓰이지 않는 기찻길을 런웨이 무대로 설정해 첫 컬렉션을 선보였다. 의류뿐만 아니라 장소까지 이미 버려진 것들을 깨우면서 우리의 의식 속에 다시금 탄생하게 해주었다.
“2020 S/S 마린세르 패션쇼는 쇼의 제목부터 환경 보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제목은 ‘기름 유출’ 이었는데, 기름 유출로 오염된 검은 바다의모습을 연상시켜 그 심각성을 대중들에게 환기시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컬렉션에 나온 옷들의 50%는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구성되었다. 재생이 가능한 금속 벨트로 장식된 재활용 플라스틱 우비나 조개껍질로 만들어진 귀걸이, 재사용 가능한 물통 등을 쇼에서 엿볼 수 있었다.”
LETS 웹진 에디터 김선우
마린 세르의 디자이너 세르가 이러한 디자인과 런웨이를 기획하게 된 것은 순전히 유행이나 현재의 트렌드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성장 배경에 있다. “저는 14살 15살 무렵부터 패션을 하고 싶었는데 시골에서 자랐어요.” 그녀는 재활용 센터를 자주 방문하고 낡은 열쇠부터 1800년대의 빅토리안 시대의 블라우스부터 빈티지와 엔티크는 모두 모았습니다. 세르의 할아버지는 빈티지가게를 운영하셨고 이 점이 그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전혀 패셔너블하진 않으셨어요. (웃음) 그래도 저한테 아름다워 보이는 모든 이상한 것들을 모아주셨죠.”
세르의 컬렉션과 패션 워크는 날이 갈수록 더 많은 힘을 얻고 있고 더 많은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 환경을 보호하는 생각이 너무나 당연하게 의식 속에 깔려있고 그것들을 주제로 나아가는 행보는 갑자기 나온게 아니라 일상에서 묻어나온 것일 겁니다. 우리가 무엇이 될지, 앞으로 어떠한 인생을 각자 살아갈지는 모르지만 디자이너 세르처럼 지속가능한 삶을 사는 것이 어느 순간 빛을 보게 될 날이 올거라고 저희 VLOOK은 믿습니다.
-브이룩 에디터 김로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