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취미 찾기 - 재즈보컬 편

어느새 취미 부자가 돼버린 인간의 취미 일지

by 한지유


취미로 재즈보컬을 추천하는 사람

살면서 보컬 레슨 한 번쯤 받아보고 싶었다거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본인이 가진 감정의 폭이 다채롭고 커서 여러 감정을 느끼고 표현해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추천! 설렘, 슬픔, 그리움 이런 감정을 곡에 담아볼 수 있다.





2023년 이런 글을 쓴 적 있다.

직장인의 취미 찾기 - 취미가 뭐예요?라는 물음에 마땅한 대답이 없을 때



3년이 지난 2026년 나는 그 사이에 취미 부자가 돼버렸다! 무취미 인간에서 3년 만에 취미 예찬론자가 된 것이다. 3년 전 내가 그랬듯 누군가는 취미가 꼭 필요할까 싶을 수 있지만, 나는 이제 매주 즐길 수 있는 운동 하나, 그리고 취미 하나쯤을 갖는 것은 삶을 굉장히 풍요롭고 윤택하게 만든 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나는 평생 나만의 취미를 가꿔나가고 싶다. 나는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취미 딱 하나를 고르고 평생 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고, 때에 맞게 끌리는 것에 몰입해서 배워가며 조금씩 조금씩 나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이럴 땐 이 취미, 이럴 땐 이 운동. 이렇게 나만의 힐링 레시피와 처방전이 엄청 늘어난 기분이랄까.


주변에 나만의 취미를 찾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중에 흥미로운 무언가를 시도해 볼 수도 있을 테니 나만의 취미 일지를 공유해 본다.













재즈 보컬


작년 하반기에만 3개의 취미가 새롭게 생겼다. 3개 다 모두 나의 삶을 풍요롭고 즐겁게 만들어서 전부 왜 이제야 했나 싶고, 지금이라도 해서 다행이다 싶은 취미들이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재즈보컬!


이 취미는 2023년 내가 취미를 처음 찾기 시작했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때 본 라이브 재즈 공연이 너무 좋았고, 원래부터 좋아하던 재즈에 더 푹 빠져들었다.


재즈 공연을 좋아하던 내가 뜬금없이 재즈 보컬 레슨을 받게 된 이유는, 코칭 수업에서 감정 표현과 해소를 위해 내게 춤 또는 노래를 추천해 주셨는데 한 2년간 생각만 하다가 올해는 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집 근처로 찾아봤는데 재즈보컬리스트이시고 보이스테라피까지 전공하신 선생님이 계셔서 기쁜 마음으로 등록했다.


그렇게 나는 2025년 10월부터 보컬 수업을 듣게 됐다. 사실 처음부터 재즈를 바로 하긴 어려워서 한국 가요를 먼저 배우며 감정 표현, 호흡, 연음, 곡 해석을 익혀나갔고, 그리고 팝을 한 다음 재즈를 배우고 있는데, 벌써 매주 가던 수업이 4개월째가 돼서 여섯 번째 곡을 배우고 있다.


이런 곡들을 차례로 배워왔다. 선생님이 추천해주시기도 하고 내가 고르기도 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 유재하

산책 - 소히

Moon River

Cry me a River

Fly me to the moon

A Thousand Years


나는 유달리 한국 곡보다는 영어 곡을, 영어 곡 중에서는 재즈를 좋아하는데, 부를 때도 바로 티가 났다. 재즈는 보컬곡도 연주곡도 듣는 것도 무척 좋지만 부를 때도 정말 꽤나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선생님이 말하기로는 나처럼 이렇게 '재즈'만 콕 집어서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흔치는 않다고 한다.




매주 점심시간을 이용해 수업을 듣고, 숙제로는 이런 것들을 한다.



가사 해석하기

하나의 노래를 정하고 나면 곡 해석을 한다.

영어 노래라면 한국어 해석을 적고, 한 마디마디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상상해 보며 때로는 동화 구현하듯 말하며 그 상황을 몸짓으로 표현하기도 해 본다.




연음, 호흡, 강조 표현

수업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어디서 호흡을 해야 하는지, 이어지는 연음은 어떻게 처리하면 좋은지, 어디는 힘을 주고 어디는 가볍게 불러야 하는지 부르면서 함께 체크한다. 잘 안 되는 부분은 여러 번 해보기도 하면서.




악보 그리기

이건 내가 재즈보컬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선생님이 주신 과제인데, 악보 그리기!

보통은 악보까지 그리진 않는다고 한다. 원래 악보에서 내 키에 맞게 음표를 다시 그리고 어떤 가사는 어떤 박자로 들어가는지 자연스럽게 익히는 과정이라고 한다. 나중에 Jam 세션을 하거나 실제 연주자와 함께 연주를 하려면 악보와 친숙해져야 한다고 하셨다.





점검용 녹음하기

한 곡의 수업이 끝나고 나면 점검용으로 녹음을 한다! 전문 녹음실에서 하는 그런 녹음은 아니다.

1월에는 처음으로 재즈곡 Cry me a river를 녹음했다.

이 곡은 라이브 공연에서 들으며 재즈의 매력에 반한 곡이기도 하고, 수업 첫날 들고 간 곡이기도 하다.

당연히 전문 보컬리스트처럼 부를 순 없지만, 그래도 내가 이런 감정과 곡을 표현해 낼 수 있다는 게 즐겁다.




주말에는 가끔 연습실을 찾아 연습을 하기도 한다. 신기했는데 이런 연습실이 코인노래방보다 싸다!





보이스 힐링과 보이스 요가

수업 중간에 중간에 특별한 경험도 했다. 브라질 부족민의 노래와 바로 보이스 요가.

할머니 상으로 수업을 빠진 적이 있었는데, 그다음 수업에서 선생님께서는 브라질 부족민이 누군가 죽으면 그다음 세상을 축복하는 의미로 부르는 노래를 들려주셨다. 한 소절 한 소절 따라 부를 때마다 편안했다. 앞으로 소중한 누군가가 떠나간다면 꺼내 듣고 싶어 질 것 같다.

그리고 선생님이 하시는 보이스 요가 수업에 참여하며 찬트라를 같이 불러보기도 하고, 기본적인 발성의 울림 구조를 배우기도 했다. 이게 또 노래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신기하다.








뭐랄까 지금까지 내게 노래라는 건 항상 점수, 평가와 연동되어 있고 '잘 불러야 할 것만 같은', '못 부르면 창피한' 것으로 생각이 깊숙이 박혀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노래를 하는 목소리는 감정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이자 악기라는 생각으로 점점 변해 가는 중이다. 물론 연습하다 보면 자꾸만 '내가 노래를 못하는 것 같아'라는 생각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내려놓으려고 하고, 익숙해지려고 소셜미디어에 냅다 업로드하기도 한다. ㅎㅎ 노래는 잘 불러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내게 음악과 목소리라는 세상이 또 열린 것 같아서 즐겁고, 남들보다 조금은 커다란 감정 표현과 창작 욕구를 잘 표현하고 풍요롭게 누리고 싶다. 이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꾸준히 천천히 하다 보면 언젠가 재즈 Jam 세션도, 라이브 공연도 도전해보고 싶다. 그게 5년 뒤, 10년 뒤 일지라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