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로서의 경험과 스킬셋
[김동환 인터뷰 시리즈]
김동환 인터뷰: 맨 땅에 헤딩하며, 재미와 성과를 잡아온 비결은?
Q&A 1편: PO로서의 경험과 스킬셋 - "시뮬레이션 연습을 해보세요." (지금 보고 있는 글)
Q&A 2편: 취업 준비와 이직준비 - "아무리 해도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어떻게 극복할까요?"
Q&A 3편: 디자이너와 협업하기 - "함께 일하고 싶은 디자이너는 OO 있는 사람이에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무엇을 하면 내 인생을 재미있고 행복하게 채워갈 수 있을까를 모토로 삼고 살아가는 김동환이라고 합니다. 그 재미 중 하나로 현재는 쿠팡에서 PO(Product Owner)로 재직 중이고 샤인이라는 부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링크드인)
PO는 어떤 일을 하나요?
기본적으로는 프로덕트에 대한 비전, 전략 그리고 로드맵 등을 수립하고 결정하는 업무를 해요. 예를 들면 프로덕트가 A와 B라는 방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가정했을 때, A는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주지만 우리에게는 굉장한 이득을 주고, B는 사용자에게 좋은 임팩트를 주지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이득은 상대적으로 낮아요. 그럼 여기서 A와 B 둘 중에 어떤 방향을 선택해야 할까요? 그리고 해당 프로덕트에 정말 올바른 방향은 무엇인가 결정해야 하는데 이 프로덕트의 비전과 로드맵을 기준으로 고객한테도 좋은 임팩트를 전달할 수 있고, 우리에게도 긍정적인 방향성을 선택해서 결정하고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쿠팡에서는 IC PO로서 일하신다고 들었어요.
PO도 IC와 Manager 트랙이 따로 나뉘나요?
PO가 IC와 Manager로 나뉜다기보다는 쿠팡 입사과정에서 IC와 Manager 트랙 중 어느 트랙으로 제 커리어를 만들어갈지 결정하는 순간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Manager보다는 IC에 포커스 맞춰서 쿠팡에 입사를 했고 현재는 PO로서 특정 프로덕트를 깊이 있게 바라보면서 연관된 다른 도메인까지 학습해 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어요. 현재는 특정 프로덕트를 딥다이브하면서 비전, 로드맵 수립, 플래닝을 하면서 동시에 이해관계자의 리소스를 관리하고 업무를 할당하는 것 같이 커버하고 있어요. 그리고 추후에는 IC로서 쿠팡의 프로덕트를 어떤 비전과 로드맵을 가지고 디자인해서 나갈지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Manager 트랙을 타는 경우에는 피플 매니징을 더 깊게 해요. 하지만 저의 경우에 지난 회사에서 9년 동안 프로덕트 매니징과 피플 매니징을 동시에 했었는데 이것이 꽤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쿠팡을 입사하는 과정에서 IC와 Manager를 택 1할 수 있는 선택의 순간에 지난 제 히스토리를 돌이켜보니 Manager보다는 IC가 저에게 더 잘 맞다고 느껴져서 IC를 선택했어요.
*IC: Individual Contributor, 개인 기여자, 리더십 역할을 맡지 않고 자신의 직무 전문성을 발휘해 일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PO로서 잘하고 싶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시뮬레이션 연습(사고 훈련)을 많이 했어요. 제가 이전에 ‘PIX’라는 커뮤니티를 운영을 했었는데요. 그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의사 결정하는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이를테면 기존 앱들을 리디자인을 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붙이면 어떨까? 새로운 방향성을 가지면 어떨까? 이런 연습을 많이 했어요.
이 프로덕트가 이렇게 변화하면 어떨지에 대한 방향성과 비전에 대해 혼자 고민해 보고 방향성을 설정한 다음에 같이 스터디했던 분들에게 공유하고 질문을 많이 던졌어요. “이게 이렇게 되면 어떨 것 같아요?”라는 질문을 했을 때 많은 사람이 공감을 하는지, 공감하지 못하는지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습이 된 거죠.
그래서 아 이렇게 했을 때 사용자에게 좀 더 의미 있는 결정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인사이트를 많이 쌓았고 실제 현업에서 제가 관리하는 프로덕트에서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좀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밑바탕이 됐어요. 그와 동시에 Gut feeling(직감)이라고 하죠. 직감도 많이 얻을 수 있었어요.
또 본인은 직감적으로 알더라도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감을 사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직감이 좋아도 너무 본인만의 기준으로 컨트롤하려고 하면 독불장군, 꼰대가 되는 거죠. 그래서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공감을 얻는 연습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해관계자에게 공감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하신 경험이나 팁이 있나요?
일단 1차적으로는 제 머릿속에 어느 정도의 기준과 방향성이 있어요(그렇다고 답정너는 아니고요 ㅎㅎ). 어떻게 나가야겠다는 방향성이 있는데 그 기준을 갖고 이해관계자, 팀원들과 논의를 되게 많이 해요. A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만약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떤 다른 대안과 방향성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많이 했었거든요.
이런 대화를 할 때 원칙이 있는데 대안 없는 비난은 하지 말고 항상 대안을 갖고 비판하는 대화를 하자라고 얘기를 해요. 만약 아무런 의미 없이 그냥 비난만 하면 개선점이 도출되지 않고 서로의 감정만 상하거든요. 하지만 이런 부분에서 동의하지 않고 이렇게 가면 더 좋겠다는 대안을 갖고 서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 서로 의견이 정 반대여도 합의점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왜냐하면 서로 내 의견이 옳다 그르다를 따지는 게 아니라 이게 정말 우리 프로덕트에 좋은 솔루션인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삼고 얘기를 하기 시작해야 의미 있는 결론이 도출되니까요.
그래서 정리하자면 저는 처음에 어느 정도의 기준과 방향성을 갖고 논의를 하고 누군가 그것보다는 이런 솔루션이 더 좋다고 했을 때 납득이 되면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갖고 대화를 많이 해봤었던 것 같아요.
아까 직감(Gut feeling)을 언급하셨는데요.
직감과 데이터, 둘 중에 뭐가 더 맞았던 적이 많나요?
제 사회생활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모비즌을 예로 들면 직감이 더 맞았어요. 왜냐하면 모비즌이 속한 시장이 완전 초창기였고, 모비즌이 퍼스트 무버였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만들어낸 시장과 다름없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았고, 새로운 기능을 출시할 때도 저희가 항상 첫 번째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직감이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처음 진입하면 사실 참조할 만한 데이터도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직감으로만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이 너무 많았는데 아까 얘기했던 운칠기삼으로 운이 타이밍 맞게 잘 터져주면서 아래 그래프처럼 굉장히 빠른 J커브를 그리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확실히 시장이 성장기에 들어가면서 경쟁사들이 많이 나왔을 때는 데이터를 보지 않으면 의사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시장이 더 빠르게 변하긴 했었어요. 그래서 시장이 성장기와 성숙기에 들이었을 때부터는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훨씬 더 고객들에게 임팩트 있는 결정들을 할 수 있었어요.
PO는 프로덕트만큼 인재 관리도 잘해야 하잖아요.
피플 매니징은 어떠셨어요?
모비즌에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프로덕트와 피플 매니징을 같이 했는데 제가 UX디자이너로 맨 처음 모비즌을 만들었을 때부터 함께 해왔던 동료들이었다 보니까 히스토리도 깊고 함께 산전수전 겪으면서 정도 들고 해서 나중에 제가 피플 매니징을 할 때는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새로운 동료들이 들어오면서 피플 매니징이 어렵지 않다는 느낀 것이 굉장한 오판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더라고요. 기존에 있는 동료들은 히스토리와 컨택스트가 있고 합이 잘 맞다 보니까 익숙해져 있어서 눈빛만 봐도 업무가 착착 진행되는데 새로운 동료분들은 우리만의 패턴과 스피드에 적응하는 것을 많이 어려워하시더라고요. 그걸 처음에는 잘 모르고 제 기준이 너무 기존 동료에게만 맞춰져 있어서 새로운 동료분들이 적응하기 어려웠겠구나 느끼고는 그들을 좀 더 섬세하고 더 많이 이해해야겠구나 깨달으면서 본격적인 피플 매니징을 해보았는데 진짜 진짜 어렵더라고요. 그러한 과정 속에 제 역량은 피플 매니징보다는 프로덕트 매니징에 더 특화되어 있구나 인지하게 된 것 같고 그래서 쿠팡에서는 IC트랙을 선택한 것 같아요.
인터뷰이 김동환 | 현 쿠팡 PO, 전 모비즌 PO | 링크드인 | 브런치스토리
인터뷰어 한지유
[김동환 인터뷰 시리즈]
김동환 인터뷰: 맨 땅에 헤딩하며, 재미와 성과를 잡아온 비결은?
Q&A 1편: PO로서의 경험과 스킬셋 - "시뮬레이션 연습을 해보세요." (지금 보고 있는 글)
Q&A 2편: 취업 준비와 이직준비 - "아무리 해도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어떻게 극복할까요?"
Q&A 3편: 디자이너와 협업하기 - "함께 일하고 싶은 디자이너는 OO 있는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