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만에 동화책을, 3초 만에 그래픽을 만들어 내는 세상
다음편: AI와 디자인: 20년 경력 디자이너의 시각 2편 (brunch.co.kr)
(출처: 저자, 미드저니로 제작)
안녕하세요, 저는 20년 차 디자이너입니다. 지금 현직에서 일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쇼핑몰, 에어비앤비 등을 운영하고 있어요.
올해 2월부터 제대로 쓰기 시작했어요. 우연히 *미드저니를 쓰기 시작하면서 효율이 상당히 높아서 지금도 꾸준히 쓰고 있네요. 초기에 *스테이블 디퓨전도 써봤는데 에러도 좀 많고, 설치형이거든요. 그래픽 사양도 좋아야 하고 구글 서버에 올려서 써야 하다 보니 어려워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그때 미드저니를 알게 됐어요. 다양한 이미지 생성형 AI를 써봤는데 미드저니 하나면 제가 원하는 그래픽의 80% 이상은 결과물로 뽑을 수 있겠다 싶어서 ‘미드저니’를 주로 씁니다.
*Midjourney(미드저니): 보다 예술적인 스타일 https://docs.midjourney.com
*Stabledifusion(스테이블디퓨전): 다양한 분야에 사용, https://stablediffusionweb.com
일단 AI 툴이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 써보자 싶어서 프린트 티셔츠 제작에 들어가는 그래픽도 만들어 보고, 동화책도 만들어 보고 다양한 데 썼어요.
첫 시작은 제가 쇼핑몰을 하니까 프린팅 티셔츠를 제작해서 팔아보려고 했어요. 프린팅 티셔츠에 들어가는 그래픽을 만들어 내는 게 쉽진 않거든요. 그런데 미드저니를 쓰고 그래픽이 ‘3초’ 만에 나오니까 너무 너무 쉬운 거예요.
그리고 동화책을 만들 때는 ‘ChatGPT’로 글을 쓰고, ‘미드저니’로 이미지를 만드니까 한 세 시간도 안 걸려서 동화책을 한권을 뚝딱 쓰더라고요. 이미지 통일성을 높이고 완성도를 높이려고 하니까 세 시간 정도 걸렸는데 좀 익숙해지면 더 짧은 시간 안에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 경험이 너무 놀라워서 앞으로 이런 시대가 오겠구나하고 알아보니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쓰고 있더라고요.
프린팅 티셔츠는 사실 만드는 게 끝이 아니고 그다음부터 마케팅을 열심히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판매까지는 하진 않았어요. 아이 학원 보내고 남는 시간에 뭘 할까 생각하면서 유튜브를 보는데 ‘미드저니로 동화책 만들기’가 있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한번 따라해봤는데 너무 잘 되는 거예요. 처음에는 몇 장만 해보려고 했는데 결국 열다섯 페이지 동화책을 완성해 버렸습니다.
판매까진 안 했어요. 제가 만족할 만한 퀄리티는 아니었거든요. 아직 미드저니에서 만들어 내는 이미지의 일관성이 부족해요. 같은 텍스트를 입력해도 캐릭터 생김새가 다르거나 2D, 3D가 왔다 갔다 한다거나 하는데 이 일관성을 잡는게 좀 어려운 것 같아요.
ChatGPT와 미드저니 두 가지가 핵심이고요.
그 외에는 *플레어라는 툴을 테스트해 보고 있습니다. 플레어는 사진 생성 사이트인데 사람, 손 제스쳐 등을 모두 합성할 수 있어요. 제품 이미지만 올려두면 배경까지 잘 합성해 줘요. 스마트 스토어 등의 쇼핑몰 이미지 생성에 적합한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 무료예요. 거의 디자이너 작업의 70% 이상 따라오는 수준이어서 일반인에게는 정말 괜찮고요. 디자이너에게도 효율성 측면에서 안 쓸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테스트로 대충 올려놓고 목업을 만들어서 ‘이런 식으로 광고를 찍을 예정입니다’라고 커뮤니케이션하면 설득하기 유리하잖아요.
*Flair AI(플레어AI): 제품 목업 생성용 AI 툴 https://flair.ai/
*어도비 포토샵 베타요. 포토샵 베타는 포토샵의 다음 버전인데 최근 개발 중인 AI 기능을 먼저 써볼 수 있어요.
미드저니의 장점은 생성 자체는 빠르고 쉽지만 수정이 너무 어려워요. 손가락 하나를 바꾸려고 해도 이미지 전체를 다 새로 생성해야 하거든요. *레오나드로는 부분 수정이 되는데 이미지 퀄리티가 조금 떨어집니다. 제일 좋은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미드저니를 쓰고 포토샵 베타가 한 달 전쯤 나오자마자 사용하고 있어요. 디자이너에게는 포토샵이 훨씬 익숙하잖아요.
미드저니에서 이미지를 생성하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수정할 때 사용해요. 예를 들어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머리카락 색이 마음에 안 들면 포토샵 베타로 가져와서 대충 영역을 선택해요. 그래도 잘 선택되고요. 하단에 텍스트로 입력하는 창이 있는데 거기다 ‘빨간색’이라고 입력하면 머리카락 색이 바뀝니다. 포토샵 베타에서는 배경 합성 같은것도 너무 쉬운데요. 텍스트 입력하는 창에 ‘사무실’이라고 입력하면 사무실 배경을 넣을 수 있어요.
*Adobe Photoshop(Beta) - 포토샵 베타: Photoshop (Beta) - Adobe Support Community
*Leonardo AI(레오나드로 AI): 엔터테인먼트, 게임 산업에 주로 사용 https://leonardo.ai/
날개가 아니죠. 거의 로켓이죠, 로켓.
실은 더 중요한 것은 이런 툴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거 하나하나 누끼따고 있는 거잖아요. 요새도 누끼를 따주고 돈 받는 외주가 있더라고요.
인터뷰어: 그러네요. 저도 불과 5년 전 대학생 과제 할 때, 디자인 인턴할 때 세네 시간씩 제품 사진 누끼 땄거든요. 격세지감이 느껴지네요..
*누끼: 주로 시각 디자인 현장에서 쓰이는 용어로, 원본 이미지의 피사체로부터 배경을 분리하기 위해 피사체의 외곽선을 따는 것
이제 디자이너에게 더 중요한 일이 생긴 거죠. 상상.
그동안은 어떤 대상을 빨간색으로 바꿀 생각 조차 못 했는데, 이제는 투톤, 쓰리톤, 무지개 색깔도 마음대로 되고요. 일반인들은 이런 생각 자체를 대부분 어려워하지만, 디자이너는 합성과 상상을 잘하잖아요. 예를 들어 “고갱 그림과 피카소 그림을 합성해 줘”라고 했을 때 사람에게는 너무 어려운데, AI는 “네” 하고 순식간에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내죠.
네, 이미 그런 세상이 왔고, 제가 보기에는 1년 안에 세상이 완전히 바뀔 것 같아요.
앞으로 디자이너 100명이 할 수 있는 일을 단 한 명이 해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술을 알지 못하면 100배의 생산성 차이를 이길 순 없죠. 모르면 도태될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이런 기술을 배우는 순간 다시 하고 싶은 게 많아지는 거죠.
티셔츠도 만들고 싶고, 회사 로고도 다시 만들고 싶고 이런 새롭게 디자인 해볼 수 있는 영역은 정말 많잖아요. 근데 손이 많이 가죠. 시안도 많이 잡아봐야 하고, 색 테스트, 형태 테스트, 폰트 테스트 등 그게 모두 하나하나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이걸 기술이 도와주죠. “내가 회사 로고를 만들려고 하는데, 이런 분위게 맞는 이미지를 골라주고 적절한 제품을 제시해줘” 라고 말하고 우리는 선택과 결정에 집중하면 되니까요.
네, ChatGPT에게 물어보죠. 심지어 이미지 생성형 AI를 사용하기 위한 *프롬프트도 GPT에게 다 물어봐요. 렌즈값, 구도 등을 더 디테일하게 뽑아주니까요.
인터뷰어: 저는 프롬프트를 물어봐도 자꾸 장황하게 줄글로 설명하더라고요.
그럴땐 한마디를 더해주면 돼요. “단순하게”
단순하게 두 줄로만 말해라고 입력하면 훨씬 정리된 상태로 나와요.
인터뷰어: 아, 한 번 더 말을 해야 하는군요.
네, AI 툴은 엄청나게 똑똑하면서 멍청하기도 해서 가이드를 잘해줘야 해요. 우리의 역할은 가이드를 잘해주는 사람, 사장인거죠. 엄청 똑똑한 인턴인데, 내가 가르쳐주기만 하면 나보다 100배의 일을 할 친구라고 생각하면서 가르쳐주세요.
*프롬프트: AI를 동작시키기 위해 사용자가 언어 모델에 입력하는 값
인터뷰어: 한지유
인터뷰이: 익명의 20년차 현업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