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그리고 지금.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는 오지는 수요일은 일을 나가지 않는 날이라 보통의 평일과 똑같았다. 똑같이 일어나서, 똑같이 일기를 쓰고, 명상을 하고, 운동을 가고. 그리고 발견했다. 거리에 걸린 하얗게 펄럭이는 태극기를.
"만세! 만세! 만세!"
오지는 새삼스레 지금 이 평화로운 오후가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느꼈다. 조국에 몸을 받힌 조상님이 있었기에, 나도, 여기서, 이렇게 평화로운 햇살을 받으며 여유있게 거리를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한건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그들의 고통이 나의 평화가 되었다는 것이 조금 안타까울 뿐이였다. 그렇지만 이 감사를 더욱 더 느끼며 살자고 결심했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도, 자신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그들을 위해 육신만은 건재하자고 다짐했다. 이 몸은 내 것만이 아니라 그들의 증명이기도 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