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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 Dec 03. 2023

성공해봐야 그 기쁨은 잠시라는 말 믿지 않아

 철학자 강신주는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진정으로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일단 그 자리에는 서봐야 알 수 있다."


 누구는 성공해봐야 그 기쁨은 잠시이니 너무 부러워하지 말라는 말을 한다. 글쎄... 정말 그럴까? 그 사람이 말하는 기쁨이라는 게 정말 그 사람이 원하지 않았던 성공이라면? 그래서 기쁘지 않았더라면? 


 무언가를 얻었을 때, 가지고 싶은 걸 가졌을 때 그 순간의 기쁨이 그렇게 오래가지 않는다는 건 느껴봐서 알고 있다. 근데 이 말에 의도에 '그러니깐 성공한 사람 너무 부러워하지도 말고, 너무 성공하려고 하지 마.'라는 의도가 불쾌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왜 희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행동을 '내가 겪어봤으니깐 너는 그러지마.'라는 말로 막아버리는걸까? 왜?


 한 순간의 기쁨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한 순간일 뿐, 금방 사그라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성공과 성취의 기쁨이 폭팔 한 뒤 다시 사그라졌더라도, 어찌됐든 우리 마음 안에는 폭팔한 기쁨의 일부는 잔류되어 있다. 진짜 자그마한 행복이라도, 자그마한 기쁨이라도, 성취라도 우리 마음 안에 남아있다면 아무리 작다고 한 들, 남은 생을 살아가는 데 큰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아주 자그마한 느낌도 우리 마음에선 큰 역할을 한다. 어쩌면 우리는 그 잔잔한 행복으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그것으로 남은 삶을 살아가는 데 더 긍정적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리고 더 큰 일을 벌일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받아들이려 한다. 허탈함이라도, 허무함이라도 그 잔류된 작은 기쁨을 위해 느낄 것이다.


 어떤 교육강사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어린 나이에 성공해봤자 의미 없어. 처음부터 다 가져버리면 나중에는 행복을 느끼지 못해."


 누구에게 위안을 주기 위한 말일까? 하지만 믿음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그 믿음을 선택하지 말라고 독자에게 말하고 싶다. 신은 사람의 인생을 공평하게 만들어놨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어린 나이에 성공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행복이 그걸로 끝나지는 않는다. 행복이 꼭 성공에서만 오는 것도 아니고, 그 이후 폭풍우치는 삶이건, 깜깜한 어둠으로 내리치는 삶이건, 그 인생은 그 사람이 선택하는 것이고, 그 사람이 인생에서 배워야 할 가치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굳이 나서서 일찍 성공할 필요 없다고 결정짓고 판단하는 그 사람이 인생에서 느낄 소중한 감정들(슬픔, 분노, 좌절 등)도 막아버리는 꼴이다. 성공해서 좋고 나쁘건 그 사람의 몫이고 그 사람이 느껴야 할 교훈이라는 말이다. 성공하고자 하는 마음을 짓눌러버릴 만큼 그 정도로 자기가 중요한 사람이란 말인가?


 나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냥 해보라고, 그리고 가져보라고 말하고 싶다. 정말 그게 내가 원했던 건지는 강신주의 말처럼 내가 가져봐야 알 수 있다. 진짜 기쁠지 아니면 생각보다 기쁘지 않을지도 가져봐야 알 수 있다. 내 것이 아니라면 이건 뭔가 잘 못 되고 있다고 말해 줄 것이다. 우리의 양심에서. 그럼 내려와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한 번의 실패가 나를 더 빠르게 안내해줄지도.


그러니

가져보자

마음껏

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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