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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 Dec 20. 2023

송길영 문토 북토크/북콘서트 후기 (핵개인의 시대)









 교보문고를 들려 베스트셀러에 보여 몇 줄 읽었는데 임팩트가 강해서 기억해 두었다. 임팩트가 강했던 이유는 핵개인이라는 단어는 처음 들어봤지만, 저자가 말하는 핵개인에 내가 너무도 해당됐고, 앞으로는 핵개인의 시대가 온다는 말에 어쩌면 이제부터 내 시대가 오겠구나. 라는 감이 왔다.



 그렇게 잊어버리고 있었을 즈음, 문토에서 송길영 작가와 만나 북콘서트를 연다는 공지글을 봤고, 일주일에 3번 인증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이벤트에 추첨제긴 하지만 ’될지도…?‘ 라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다.



 나는 2주 동안 총 6번의 인증으로 챌린지에 성공했고, 당첨 인원수를 50명으로 늘렸다는 희소식이 들려왔고, 그리고 아무튼 북콘서트에 당첨이 되었다.



 이전에는 모임에 관심이 참 많았지만 나는 어떠한 계기로 완전히 내향인이 되었고,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가 많이 피곤해진 탓에 독서모임에는 잘 참여하지 않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난다는, 그리고 같은 책을 좋아한 사람들과 만난다는 기대에 설렜다.



 북토크가 열리는 카페에 다 왔을 때쯤,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서둘러 카페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이번 겨울 영하 10도를 찍은 강추위의 날이었기에 얇은 옷차림의 그분은 서둘러 카페에 들어갔다. 그분은 내가 영상으로만 접하던 송길영 작가님이셨다. 나도 유튜브를 하고 글을 쓰지만, 원격으로 만나던 사람을 직접 보니 참 신기했다. 오랜만에 유명인을 만나서 참 신기했다.




 북토크는 합정에서 열렸는데, 생각보다 우리 집에서 멀어서 일찍 나섰음에도 딱 맞춰 도착했고, 안내받고 자리에 앉음과 동시에 시작됐다.


 문토에서 이것저것 많이 준비한 듯했다. 문토 볼펜, 수첩, 물을 받고 자리에 착석했다. 좀 인상 깊었던 건 문토 볼펜 재질이 매트한 벨벳 느낌 (천은 아니지만)의 피부 감촉과 비슷한 재질이어서 굉장히 맘에 들었다. 내 피부와 굉장히 잘 밀착되는 느낌? 나중에 펜을 만들게 되면 이런 느낌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전에 설문조사로 질문을 받았었고, 그중에서 세 질문을 먼저 작가에게 물어보고 그 이후에는 자유질문으로 받는 형식이었다.


 사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궁금했던 건, 송길영 작가의 삶이었다. 내가 핵개인이다.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책에서 작가가 말하는 핵개인에 해당하는 모습과 많이 비슷했다고 느낌 입장에서 나는 굉장히 외로웠고, 힘들었고, 사회 조직에서 많이 동떨어진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나의 시대가 온다는 언급들에 많이 위로를 받았었다. 다른 핵개인의 말도 들어봐야겠지만 분명히 핵개인은 이 사회화된, 그리고 사회화된 사람을 추앙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굉장히 힘든 본인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않은 환경에 놓여 있다면 괜찮겠지만, 밥벌이를 하고 살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어쩔 수 없이 사회에 녹아들어야 하는데 그게 어느 정도는 노력으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아닌 가면을 쓰고 살아가야 하는 입장이라면 상황이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주장하는 바이다.

 그래서 송길영 작가의 삶, 그런 핵개인을 말하는 작가의 삶도 핵개인이라 생각했고, 그럼으로써 굉장히 힘든 성장과정이 있었을거다.라고 생각했기에 그런 과정이 있었다면 듣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이렇게 잘 살고 있으니 당신도 힘내라.”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답정너 맞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 이유인즉슨, 자신의 이야기가 자신이 쓴 정보에 왜곡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은 그저 관찰하고,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을 전달할 뿐인데 그 내용에 독자들이 감정을 넣는다면 자신의 정보가 제대로 전달될 수 없다고 느꼈다. 이 말을 듣고 공감이 갔다. 그리고 어쩌면 작가는 핵개인이 아닌 그저 시대를 관찰했을 뿐인데 내가 선입견으로 ‘저 사람은 핵개인이다.’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질문을 못했다. (ㅋ)



 어찌 됐건, 북토크를 하는 동안 이것저것 테크닉을 많이 전수받은 느낌이었다.



 첫 번째, 질문을 받으면 질문을 재정의하라.


 질문에 의심을 갖지 않고 그대로 답하면, 자신의 의도와 맞지 않게 그 사람의 의도에 끌려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의도와는 다르게 누명을 살 수 있다는 것도. 거절할 땐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하고, 재정의, 반대,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인간을 좋아하지 말고, 뜻을 좋아하라.


  좋아하는 선생님, 멘토, 스승이 있다면 그들의 뜻을 좋아하되 그 사람을 좋아하지 말라는 말을 한다. 이건 평소에 책을 읽으면서 많이 느끼는 부분이다. 예전에는 책을 읽다가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포기했다. ‘아, 이 책 저자는 나와 생각이 맞지 않구나.’ 하고. 근데 보면 나와 생각이 맞는 부분도 있거든. 그리고 충분히 얻을 교훈과 인사이트도 있고. 하지만 그 하나로 책을 덮어버리게 되었을 때 그 이후에 나오는 좋은 내용을 놓쳐버리게 된다. 책을 안 좋은 책으로 치부할 오류가 있다는 말이다. 책에 좋은 부분이 많았다면 좋은 책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좋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좋지 않은 책으로 치부하기에는 하나로 전체를 평가하는 오류라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도저히 안 읽히는 책 말고는 그래도 끝까지 읽어보려고 한다. 그게 사람한테도 자연스레 적용이 되었다. 사람을 사귈 때도 어떤 갈등으로 그 사람을 끊어버리던 습관이 있었는데, 그건 그저 그 사람과 나와의 마찰일 뿐, 그 사람의 좋은 부분까지 놓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인간을 좋아하지 말고, 뜻을 좋아하라는 말을 듣고 내가 존경하는, 나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나와 똑같은 인간일 뿐 너무 신격화하지는 말자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 만약 정보를 더 많이 얻은 사람이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한다면, 나보다 정보를 덜 아는 사람은 나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치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뜻을 좋아하라는 말에 공감했다.



 세 번째, 친한 친구, 지인을 경계하라.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그 사람들을 멀리하라.


 이 말은 고인물이 되지 말라라고 받아들였다. 물론 친한 친구와 지인은 나의 편에 있고, 나의 의견을 지지해 주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는 의미에서는 좋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꼭 필요하다.


 작가는 발전하고 성장하려면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한들 그저 동호회밖에 안된다고 한다. 어떤 사업을 펼칠 때도 나를 지지만 해주는 곳에서는 객관적인 조언을 얻기가 힘들다. 그리고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얻기도 힘들다.


 나는 어쩌면 그런 사람만 찾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봐야겠다. 사실 나는 과거 누구보다 편협적인 생각에 살았다. 지금은 나와는 다른 의견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긴 했지만, 인간의 본성이란 참 그런 것 같다.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 사람은 미워 보이는… 그래서 나도 배척을 당해서 상처도 받았지만, 나도 누군가를 그렇게 대하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게 되는 건 인간은 계속해서 같은 실수를 저지르기 때문일까? 그렇다고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고는 하고 싶지 않다. 인생은 짧기도 하지만 길기도 하지 않은가. 어쨌든 실수했다는 사실만 알면 그 텀을 좀 더 늘릴 수 있음에 안심해야지.



 테크닉은 이 정도로 하고, 송길영 작가가 북토크에서 말한 내용을 좀 정리해보겠다.



-핵개인을 쫒아야 한다고 이 책을 쓰는게 아니라, 핵개인이 많아지고 있고, 핵개인이 많아질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음을 전하고 싶었다.


: 나도 처음엔 핵개인이 되야 한다는 방향으로 책을 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사람은 핵개인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핵개인이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도 이 언급을 하기도 했고.


 작가는 핵개인의 시대이지, 핵개인의 세대로 착각하지 안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핵개인은 mz세대에 국한 되는게 아닌 시대에 맞춰 노인도 핵개인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효도 part에서도 우리가 부모 세대를 핵개인이 될 수 있도록 의지를 끊어야 한다고도 한다.  좀 놀랐던 부분은 본가에서 반찬을 얻어먹어도 핵개인이 아니라고 했다. 이 부분에서도 내가 핵개인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근데 이 사실이 좀 슬펐다.



-같이 도반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밀어주는 사람을 두면 그들의 뜻이 현행화 될 수 있다.


: 나는 아직 도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찾지 못했다. 그래서 더 외롭고 두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잘 하고 할 수 있는 길로 가려고 한 발자국씩 전진하고 있고, 언젠가는 그런 사람들과 함께하며, 내가 밀어주기도 하고, 날 밀어주기도 하는 그런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으리라… 확신은 들지 않지만 그러고 싶다.



-핵개인 시대에는 리더가 필요하지 않다. 모두가 리더이다. 내가 나의 리더이며, 나를 관리해줄 관리자는 필요하지 않다. 모두가 리더인 시대로 갈 수 있도록 옳바른 방향을 제시하겠다.


: 우리가 온 진짜 세계에서는 모두가 절대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모두가 한 존재로서 전체이고, 한 존재 모두 사랑인.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비교가 만연하고, 서로가 서로의 가치를 평가할 때 상대적인 요소로 평가한다.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닌 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것도 그 이유이다.


 나도 경쟁심이 굉장히 강한 편이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주변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상대방을 깔아뭉개고, 혹은 나 스스로를 깔아 뭉갠다. 언젠가부터 이 느낌이 굉장히 불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치 무언가가 나를 끌어당기는 것처럼 나는 비교와 경쟁에 들어간다. 그게 불쾌하다고 느끼면서도.

 한번에 끊기는 어렵단 걸 안다. 하지만 언제쯤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인간이란 참 귀찮다. 내 힘을 그런데에 써야 한다는 게 참 귀찮다. 다른 좋은 거에 쏟아도 부족한 시간을 그런 데에 왜 그렇게 몰두하는가? 알면서도 끌려가는 게 참…. 어쩔 줄을 모르겠다….









 나는 송길영이라는 작가가 굉장히 직관적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토크를 끝마치고는 이 사람은 어쩌면 정말 객관적이고 분석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일지도 모르겠다고 느꼈다.



 나는 직관력이 좋다. 하지만 이제 데이터를 곁들인.



 작가가 말하길 자신은 데이터에 의한 직관이 좋다고 말했다.


 “저는 점도 봐줄 수 있어요. 여러분의 말만 들어도 어떤 인생을 살아온지 알아요.“


 이 말을 듣고 좀 섬뜩했다. 저 사람이 보아 온 실제 기반의 무수한 데이터라면 정말 날 알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인간 AI라고 표현하면 맞을까?



 또한 질문한 사람들의 수준이 정말 하이레벨이었다. 그런 자리에 처음 가봐서 원래 북토크란 이렇게 수준 높은 질문들이 쏟아지는 곳인가? 싶었다. 확실히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을지도…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간 건 아니지만, 사람들의 학구열이 너무나도 뜨거워서 흘러가는 상황이 너무 신선했다. 내가 느끼기에 ‘문토’라는 어플리케이션이 N잡, 사업, 브랜딩, 마케팅을 강의하고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어서 그렇지 않나 싶다.



 분위기가 어디서 많이 느껴봤다 했는데 예전에 마케팅 아카데미에서 교육받을 때 느낌이 들었다. 딱 그거 였다. 마케터 느낌. 대화로 어떤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가는. 열정 강한.


 참고로 나는 북토크가 끝나고 여럿이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자기 PR을 하는 모습을 보며 기가 빨렸다 ㅋㅋㅋㅋ 일단 마케팅 배울 때도 나와는 맞지 않구나 싶었는데 한 번 더 느꼈다.


(그냥 저는 조용하고 소외된 핵개인으로 살게요 ㅎㅎ)


 하기야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들만이 다는 아니겠다 싶다. 나와 같은 사람은 아마 나와 똑같이 경청하며 조용히 관찰하고 있었겠지.



 어쨌든 오랜만에 재밌는 경험을 했다. 미래에 작가를 꿈꾸는 나로서는 송길영 작가가 질문에 정말 빈 공간없이 바로바로 답변이 나오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저 정도는 되야겠구나 싶었다. 그것도 그런데 저 사람 정말 생각 많이 하며 살겠구나 싶었다. 저 정도로 술술 말 할 수 있을 정도라면 말이다.

 작가도 말했다. 책에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정리해서 정말 객관적으로 증명된 정보만 싫은거라고. 나도 생각이 많기는 하지만,,, 작가가 되려면 더 많은 생각(고통)의 늪으로 들어가야 겠구나 싶었다.


 싸인도 해줘야 하고, 해주면서 상대방에게 멘트도 해줘야 하고…. 여러가지로 작가 간접체험을 한 것 같다. 그리고 똑똑한 사람들 질문을 받으려면 그 사람들보다 더 아는 게 많아져야 겠구나.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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