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꿈

인세 받는 작가가 되고 싶어

by SooAh

요즘 나의 생활이 궁금하다면 핸드폰의 사진앨범을 보면 된다. 특히 쩝쩝 박사가 오늘 무얼 먹었는지를 잘 알 수 있는 음식 사진들이 대부분인데 내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다 이놈의 브런치 때문이다.

글을 쓰던 사람은 글을 써야 한다. 우리는 화가 나도 기뻐도 슬퍼도 글로 풀어야 하고 글로 표현해야 하니까. 이렇게 글 쓰는게 습관인 나지만 애석하게도 공모전에 글을 내려 글을 쓰는 건 너무 힘들었다. 10년을 글을 써서 돈을 벌어먹고 산 사람이 그게 뭐 어려울까 싶기도 하지만 나는 일단 컴퓨터를 켜고 키보드로 타이핑을 시작하면 잘 쓰고 싶어졌다. 거기다 마감 일정이 있으면 일을 하는 기분으로 스트레스까지 받았다.

방송작가를 그만두고 선생일을 하면서 나는 수필작가의 꿈을 꾸었다. 아니다. 방송작가를 하면서도 나는 소설작가의 꿈도 꾸었었고 수필작가의 꿈도 꾸었었다. 그래서 일을 쉬거나 할 때는 항상 글을 썼다. 그 노력의 결과였을까? 작은 공모전에 낸 수필이 당선이 됐다. 하지만 작가협회에 등록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길래 거절했다. 거절하면 등단도 취소가 되는데 괜찮냐고 주최측에서 물었지만 난 돈을 내고 등록하는 게 비굴해 보였다.

‘난 지금도 작가인데 굳이 돈을 내야 하나?’

는 생각도 했었다.

그렇게 거절한 나의 작가 등단은 그 이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필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고 책도 내고 싶은데 마감 일정에 맞춰서 글을 쓰는 건 너무 싫고, 내 꿈은 멀어져 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친구의 카톡을 받기 전까지는...




방송아카데미에서 만난 친구는 나보다 글을 잘 썼다. 아카데미 수료할 때도 1등이었고 역시 작가도 나보다 먼저 됐다. 우리는 작가 일을 할 때부터 공모전에 낼 작품을 써왔지만 아쉽게도 둘 다 수필가나 소설가라는 타이틀은 달지 못했다. 그래도 우리는 꾸준히 글을 썼고, 소설가 수필가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런 친구가 나에게 브런치를 알려줬다. 브런치는 꽤 매력적인 플랫폼이었다. 마감일 같은 것도 없고 꼭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됐다. 주제도 딱히 정해진 게 없어서 일기 쓰듯 누군가에게 하소연하듯, 이야기하듯 쓸 수 있었다. 난 정말 그런 마음으로 썼다.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마음으로. 그렇게 네 편정도 올렸을까?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사진을 같이 올려야 더 좋대’



처음부터 조회수를 기대하거나 메인에 뜨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그냥 나는 작가라는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 언젠가는 책을 내고 인세를 받는 수필작가가 되고 싶어서 시작한 거였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내 이름으로 책을 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거였다. 그런데 막상 누군가가 내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니까 욕심이 생겼다.

‘더 많은 사람이 읽고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 글에 어울리는 사진을 찾았다. 뭐 꼭 조회수가 아니더라도 그냥 글만 덩그러니 있는 것보다 사진이 있으니 조금 더 뭐랄까 정성을 쏟은 느낌이었다. 적어도 내 글을 봐주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신경 쓴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사진이 없다. 할 말은 많은데 그 글에 어울리는 사진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일단 찍는다. 그게 뭐든.

그리고 사진을 찍으며 생각한다.

‘이번에는 이 주제로 써야지’


무언가를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중요하다. 함께 글을 쓰며 내 글을 읽어주고 피드백을 해주는 친구 덕분에 나는 작가로서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간 느낌이다.

비록 아직 지망생일 뿐이지만 언젠가는 다시 ‘작가님’이라고 불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