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oAh Oct 12. 2023

누가 내 장례식장에서 울어줄 거냐고?

한 네 명정도?ㅋㅋ

브런치에서 알림이 몇 번이나 왔다.

다시 글을 쓰겠다고 해놓고 브런치에 로그인을 하지도 않는 나에게 경고 메시지를 주는 것일까?

이렇게 해가지고 네가 무슨 작가냐며 닦달하는 것일까?

아무튼 오는 알림을 무시하다가 오늘 문득 글을 써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답답한 일이 있거나 화나는 일이 있거나 좋은 일이 있거나 암튼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는 컴퓨터를 켜고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렇게 생각나는 대로 실컷 쓰다 보면 내 마음이 시원해졌다.

그런데 요즘엔 왜 이것조차 귀찮아진 걸까?

그래서 계속 마음이 아픈 것일까?


얼마 전에 혼자 산책을 하다가 문득 '내가 죽으면 누가 울어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나는 N이다. ㅋㅋㅋㅋㅋㅋㅋ

혼자서 별 시답잖은 상상도 많이 하고 가끔 그런 상상을 하다가 울기도 한다.

아무튼 N인간인 나는 걸으며 누가 울어줄지 생각을 해보았다.

처음엔 딱 두 명이 떠올랐다.

둘 다 우리 엄마 손을 꼭 잡으며 "어머니 어떡해요."말하는 것까지 상상을 해버렸다.

이윽고 내 눈엔 눈물이 고였다.

진짜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무슨 큰일이 났구나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훌쩍거리다가 두 명이 더 생각이 났다.

이렇게 내가 죽으면 울어줄 사람은 딱 네 명으로 추려졌다.

물론 내가 죽었다는 소리를 들으면 나를 아는 사람들이 슬퍼는 하겠지.

하지만 사람이 바닥을 치면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많은 것을 깨닫는다는 말을 실감해 버린 나는 저 네 사람만이 진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넷 중에 한 명을 빼면 다들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다.

한 명은 고등학교 때 친구인데, 내가 많이 아팠을 때 나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어서 미안하다면서 울었다. 사실 처음엔 이게 이해가 안 갔다.

'아니 왜? 어차피 자기는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는데 왜 미안하지?'

그러다가 그게 그 친구의 진심이라는 것을 느꼈다.

몸을 회복하고 친구랑 가끔씩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냥 나라는 사람을 참 좋아하는구나...

다른 세 명은 일 하다가 만난 사람들인데 사람으로서 내가 잘 되기를 바라주고 건강하기를 바라주는 사람들이었다. 나에게 생기는 일들에 같이 웃어주고 같이 울어주는 사람들.

내가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전해주고 싶은 사람들.

장례식장에서 진심으로 울어주는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간관계라던데 나는 참 성공한 사람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서 이 관계와 내 마음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너무 아파서 일어날 힘도 없을 때 내 곁을 지켜준 사람들이라는 것은 기억해야지.


그리고, 브런치도 기억해야지.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 번씩 내 이야기를 하러 들러야지. 진짜로.

작가의 이전글 갑질과 걱정은 한 끗 차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