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친구 녀석이 게임보이를 학교에 가져왔었다
게임기는 손바닥 세 개 크기에 화면도 제법 커다랬고 게임기 머리 부분에
게임팩을 꼽아 할 수 있는 게임기였다 친구가 들고 온 게임팩은 무려 1000가지
게임을 할 수 있는 팩이었는데 테트리스, 탱크, 써커스, 슈퍼마리오 등등등
그리고 무려 컬러였었다
그 친구는 어떤 이유에서 인지 다른 아이에게 게임기를 팔고 있었다
나는 저 게임기 그 친구가 들고 돌아다니면서 파는 게임기가 너무
가지고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상하리만큼 저런 게 없었다
집이 넉넉하지 않아도 가난하지는 않았다 저런 것쯤은 사줄 수 있는
형편이 되었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부모님들은 사주지 않았고 이상하리만큼
어렸을 때 못 가지 것에 대한 결핍이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해지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친구가 팔고 다니는 게임기가 게임을 하고 싶어서 라기보다는
어릴 적 결핍에 대한 나에 충족을 달래기 위한 그런 어떠한 것인듯했다
친구 녀석이 이상하리 만큼 나에게는 사라는 자신의 것을 가지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나를 몇 번이나 지나쳤음에도....
내게 팔라는 이야기를 꺼내야 할 타이밍이 지나서인지 이상하게 저 녀석이
내가 사주기를 바라지 않는 이상 나에게 사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 이상
왠지 사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 니까 빨리 나에게 사라고 말하라고”
친구 녀석은 흘겨 볼뿐 절대 나에게 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는 친구가 맴도는 걸 견제할 뿐 관심을 두지 않는 척 최대한 노력을 했다
그러다 친구가 거의 모든 아이에게 물어보고는 안 되겠는지 나의 뒷자리
의자에 앉고는 나의 등을 톡톡 두드렸다 나는 모르는 척 뒤돌아 보며
말했다
‘왜 준아!?’
준은 방금 친구들에게 말했던 것처럼 나에게 다시 녹음기처럼 말했다
‘어쩌고 저쩌고 이러쿵 저러쿵 이거 게임기 사지 않을래?’
나는 속으로 웃고 있었다 “그래그래 내가 사주도록 하지 그래서 가격이 얼마야”
이때 나는 그냥 게임기를 바로 샀어야 했었다 하지만 왜인지 이 말을 했을까
‘그래 그거 재미있긴 한 거야?’
친구 녀석이 잠시 물끄러미 날 한번 쳐다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5분 같은
5초가 지났다
그러더니 친구 녀석이 약간의 미소를 보이며 시장 안 어떤 장사치의 말투로
또다시 게임기에 대해 마구 설명하기 시작했다 게임기에 대한 성능 내가 게임기를
가지면 얻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해택에 대해서 말이다
“그래 그래 더 한번 말해해 봐”
친구 녀석이 팔기 위해 말하는 말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기를 수분 이 녀석이
말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친구 두 녀석의 눈빛을 봐 보렸다
옆에 있던 친구 녀석의 눈 빛이 호구 녀석 사나 안 사나 한번 볼까 하는
그런 눈빛이었다 물론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분명 그렇게 느꼈다
그 게임기를 사는 순간 넌 영영 호구일 것이라는 그런 무언의 압박이 나에게
전해졌다
지금의 나라면 그러건 말건 내가 필요하면 살 텐데 그당 시는 사춘기 포텐이
터지는 시기라 이런 거에 굉장히 민감한 시기였다
그 순간이 라도 나는 샀어야 했다 하지만 친구들의 눈빛에 나는 정신이
잠시 혼미 해졌고 살게 라는 말 한마디의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친구 녀석의 게임기를 사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끝났다
말할 때는 안 봤던 그 녀석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녀석의 표정은
내가 원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내가 어떤 표정을 원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모습은 아니었다 그 녀석은 야릇한 미소까지 머금고 있었다
‘운아 살 거야 말 거야!? 살아니 이거사면 후회하지않아’
그 녀석은 말하면서 헛바닥을 뱀처럼 낼름거렸다
그리고 주위 친구들의 눈빛은 하이에나의 눈비 빛 같았다
나는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난 저 게임기가 미치도록 같고 싶다
하지만 미치도록 사기가 싫다
다른 곳에서 살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야 하는데 나는 이미 게임기 주인에게서
현혹되고 만 것 같았다 그 친구의 게임기를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왜 이렇게 돼버린 걸까..............
그 친구의 게임기를 샀다 이것 또한 수순이었다 난 사고 싶어서 산 게 아니라
그 녀석의 말에 잔뜩 현혹되어 버린 호구로 남은 체 사야 하는 그런 수순이었다
내 손에는 게임기가 주어졌고 그 친구는 좋은 거래를 말하며 자리에 일어났다
자리에 일어난 친구가 어느 정도 멀어졌을 때 옆에 있던 친구 둘이 일제히
말을 했다 말은 걱정 이지만 눈빛은 그게 아닌 눈빛으로 ‘ 왜 그랬어~ 왜산건야? ’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게임기 친구의 걸어가는 뒷모습을 봤다 그 순간 그 친구는 뒤 돌아봤고
눈이 마주쳤다 눈빛으로 나에게 말하는 듯했다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