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작가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자신이 파괴되고 있는 순간에 파괴되고 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식당에 가기 껄끄러울 때가 있다. 부쩍 요즘 더 그렇다. 그래서 간단하게 편의점에 자주 가곤 한다. 문을 열고 들어 가는데 편의점 직원은 나를 한번 흘겨보고는 눈동자를 다시 자신이 보던 휴대폰으로 눈으로 옮긴다. 편의점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어서 그런가 왜인지 저 싸가지 없어 보이는 직원의 맘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편의점에서 일해본 사람은 알지도 모르겠다. 불규칙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이 규칙적이라는 것을 꼭 어떤 누군가 디폴트 된 명령을 내린 것처럼 움직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아마 직원도 나를 보며 올시간에 올사람이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 리라 편의점 직원은 항상 손님이 있든 간에 자신의 휴대폰소리를 항상 크게 재생해서 듣는다. 여전히 오늘도 말이다. 그래도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많은 것인지 뉴스나 편파적인 유튜브 영상을 자주 보는 듣했다. 나도 모르게 소리에 집중을 해본다. ‘비가치재를 왜 국가에서 통제하겠습니까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좋은지 나쁜지 판단을 못해서 그런 거 아닙니까’ ‘3S정책.....’‘성인영상 성범죄 우려..... 말도 안 되는.....’‘필라델피아...’ 언제는 안 그랬냐만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소리들이기에 이내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내 할 일을 했다. 식품코너에서 도시락을 뭐 먹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문득 어떤 드라마대사가 생각이 났다. “뭐 먹고살죠?” 브라운관에서 나오는 말소리지만 나 자신을 비추는 말이었다. 혼자 말하듯 스스로에게 질문을 한다. ‘뭐 하면 먹고살지?’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중에 브라운관에 또 다른 사람이 말한다. “먹고는 살아~~ 더 잘 먹고 더 잘살려고 그런 거지” 식품코너에서 뭘 먹을지 고르고 있는데 왜 기억도 잘 안 나는 예전에 드라마 대사가 생각난 것인지 의문이었지만 1000원이 더 비싼 도시락을 먹을 것인지 아니면 어차피 맛으로 먹는 게 아니니 배만 채울 수 있는 조금 싼 도시락을 먹을 것인지에 대해 몇 분 동안이나 고민하고 있는 나 자신을 의식하는 순간에 생각이 나버린 듯하다. ‘빌어먹을 1000원이 뭐라고’ 마음속으로 소리치며 비싼 도시락을 지를 것처럼 속으로 말하지만 또다시 그냥 저것은 먹으면 내가 생각하는 맛이랑 같다는 자기 위로를 하며 결국 조금 가격이 싼 도시락을 하나 집고 계산대에 간다. 그리고 담배 한 값과 로또 자동 오천원 치를 사고 나온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먹으면 쓰레기를 치우기도 쉽고 이래저래 몸은 편하지만 집에서 꼭 먹어야 하는 강박이 있는 것처럼 꾸역꾸역 도시락을 들고 집까지 가지고 와서 먹는다. 딱히 집에 있는 반찬과 같이 먹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빌어먹을 집에 살면서 좋은 점은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운동이 된다는 거다. 내려 같다 올라가는 게 히말라야 저리 갈 정도로 높디높다. 정작 필요한 편이 시설은 아래 있고 커피 한잔에 만오천 원 하는 커피집만 수두룩하게 집 근처에 있다. X발 가장 엿같은 건 이빌어먹을 동네가 이색 골목으로 유명해졌다는 거다. 목이 다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껄렁껄렁하게 다녀도 전혀 위화감이 없던 동네가 명품 치렁치렁 달고 다니는 젊은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린다. 세상천지 놀로 갈 곳이 그리 없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더티플레이팅이 유행이라던데 눈요기하는 곳도 더티한 곳을 찾는 것일까 빌어먹을 괜스레 위축이 되고 동물원 원숭이가 됀기분으로 골목길을 걷는다. 왜인지 사람이 많아지고부터는 사람이 늘 돌아다녀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는 껄끄럽지만 사람이 없는 시간을 고르게 된다. 아니면 옷을 이리저리 골라 입고 나오거나 무엇보다 가장 힘든 거 오며 가며 피우는 담배 한 개비를 제대로 피우지 못한다. 사람이 없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태웠는데 사람이 바글거리고부터 괜스레 못 피게 됐다. 나에게 있어 몇 없는 달콤한 맛을 못 본다. 그래서 더욱더 사람이 없는 시간을 고르게 된다. 난, 나 자신이 사람의 눈치를 안 보는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제대로 사람들과 엉켜 살아보지 못해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요즘 칼 한 자루 들고 묻지 마 살인 같은걸 유행처럼 하던데 우리 동네에 한 명쯤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러면 조금은 조용해질텐데 집에 돌아와 냉장고에서 소주부터 꺼냈다. 투명한 유리잔에 각얼음을 가득 채워서 소주를 가득 채운다. 얼음을 채우는 것은 마지막 발악이다. 알코올홀릭이지만 나름 절제한다고 절제하려고 한다.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편의점에 가면 양주코너에서 한참을 가격표와 노을빛을 잔뜩 머금은 위스키들을 한참을 빤히 쳐다보곤 한다. 술을 끊으려고 노력하고부터는 혹여나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것처럼 바라보다 덜컥 구매할까 소소한 취미였던 양주 아이쇼핑 또한 그만두었다. 사 실 몇 번을 그런 적도 있고 말이다. 쳐다보다 덜컥 산적 말이다. 이상하게 독하면 독한 술일수록 목이 심하게 탈 때 마시는 물 한잔을 먹듯이 벌컷 벌컷 마시는 버릇 아닌 버릇이 있었다. 그러다 한번 죽을 뻔한 적이 있어서 나 자신에게도 그리고 얼마 없는 주위사람의 걱정도 조금은 신경 쓰여 끊으려 했지만 결국 이런 식으로 타협 아닌 타협을 하였다. 나 자신과 말이다.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넣어 댑히는 동한 시원하게 된 소주를 한목음 딥하게 목구멍으로 넘긴다. 시원한 냉기와 알콜이 몸 안에 퍼지는 것이 느껴진다. 생으로 마시지 않아사 캬~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좋다. 그동안 다 댑혀진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꺼내 뚜껑을 연다. 따끈하게 댑혀졌는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식탁의자에 앉아 젓가락으로 밥알을 집어 입속에 넣고 반찬도 입안에 넣는다. 무언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사운드가 귀속에서 빈다. 술을 절제하면서 주위가 조용하면 이상한 우울감 초조함과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그러니깐 와따리 같다리 하는 감정이 올라온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무선이어폰을 귀에 꽂고 지내는 버릇이 생겼다. 항상 귀속에 무언가 울려 퍼져야 마음이 진정이 되었다. 휴대폰을 들어 유튜브를 실행한다. 그리고 검색창에 유니세프를 검색한다. 요즘 밥 먹을 때 이런 영상을 자주 찾아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이 아직도 세상에 있구나 물 한 동이 뜨기 위해 몇 킬로를 걸어가야 하고 밥 한 끼를 먹기 위해 또다시 몇 킬로를 걸어야 하는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나는 그나마 복 받은 인생을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보잘것없고 밥맛없던 밥도 왜인지 감사해서 궁궐음식을 먹어본 적은 없지만 궁중음식의 맛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밥을 먹으면서 입가심으로 마시던 컵 안에 소주가 어는세 살아져 버렸다. 얼마 마시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감질이나 한잔 더 마시려고 하지만 겨우겨우 참아낸다. 그렇게 밥을 먹고 담배를 한 대를 태우는데 커튼사이로 노을색깔 빛이 새어 나와 방안을 밝게 만든다. 이 시간이 쨍쨍한 오후보다 방안을 더욱더 빛나게 만든다.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 해지고 센티해진다. 일럴때면 국가에서 유일하게 허락한 마약인 노래를 들어줘야 한다. 일부러 신나는 노래를 듣기보다는 글루미 선데이 같은 노래를 잔뜩 선곡하고 듣는다. 노래를 듣다 보면 어느새 희뿌연 연기로 방안을 가득 채워지고 어디서 나왔는지 술병도 하나둘 늘어난다. 그리고 하루는 어두워지고 또다시 있을지 없을지 모를 밝은 하루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