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상자

by J팔

한 노인이 침대 위에 누워있다. 노인은 점점기억이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아니 뒤죽박죽이 되어가고 있다. 거짓과 진실, 허구와 현실이 믹서기에 한 대넣어져 갈리고 있다. 기억의 저편에서 어떨 때는 공포영화 속 살인마를 목도할 때도 어떨 때는 첩보영화에 쫓기는 주인공이 될 때도 때로는 의심받는 범죄자가 될 때도 있다. 어쩐일인지 노인의 기억속 세상은 고담시로 정해진듯했다. 빠져나오려 해도 빠쪄나오지 않는다. 노인의 머리 안에는 해피엔딩이 없는 터널을 계속 지나가고 있다. 노인을 바라보는 다른 이들은 노인이 지금 어떤 문제에 부딪쳤는지 늘 알 수 있었다. 누군가가 쫓아온다 말한다. 누군가 자신의 목숨을 노린다 말한다. 누군가 자신을 잡아간다 말할다. 처음 노인을 격는 사람들은 때로는 그 말에 현옥 되다시피 믿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주위사람한테 물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노인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분명 주위에 누군가에게 물을 것이라는 것을 아는 듯 일단 주위에 모든 사람을 살인마 첩보원 사기꾼 으로 만든다. 자기가 말한 이야기에 당사자에게 말하면 분명 어느 날 누구도 모르게 그러니깐 쥐도 새도 모르게 살아진다 말한다. 노인은 살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 말을 항상 언제 죽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말하지만 그의 모든 행동은 죽음을 끊임없이 부정한다. 살기 위해 모든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늘 끊임없이 노력한다. 생각이 이리저리 비틀거려 삐뚤빼뚤하게 바라보고 생각하고 행동하여도 어는 노란색길이라도 보이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노란색길로 가야지만 자신이 일분 1초라도 오래 살 것이라는 것을 아는 듯 자신의 열망 앞에서는 자연적이 어떤 현장도 의지로 붙자아 두는듯했다. 하지만 가끔은 어떤 성공가보다 운동선수보다 정신줄이 올곧았던 노인의 정신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TV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노인은 침대 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TV를 바라본다. 다른 무언가에 세계에 빠졌을 때도 잠이 빠져 들었을 때도 이것저것 할 때 무조건 켜놓는다. 늘 켜져 있기에 켜져 있는지 좋차 몰랐다. 어느 날 노인의 TV가 꺼지는 일이 생겼다. 꺼져있다는 것을 몰랐다. 조용해졌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꺼져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항상 그렇게 있었기에 산소 같은 그런 게 되어버려서 인듯 했다. TV를 보지못하는 노인이 점점 동물이 되어 같다. 처음은 노인의 이상 증상의 이유를 아무리 찾으려 애써봐도 찾을 수 없었다. 약이 문제였나 침대가 문제였나 밥이 문제였나 오만가지 이유를 찾다 문득 TV가 꺼진 것을 보고 켰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점점 노인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어떤 것이 노인의 몸에 들어갔다 빠져나온 것처럼 말이다. 노인은 노인이었던 모습을 되찾았고 어떡 약보다도 음식보다 중요한 무언가를 얻은 것처럼 건강해졌다. 처음으로 정신만으로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노인의 노란 길은 TV였나 보다. 불빛이 반짝임을 멍하니 쳐다보았을 때야 말로 오히려 정상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그나마 정상이라 불렸다. 난 tv는 바보상자라고 생각했다. 전혀 쓸모없는 무언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단한 무언가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조금은 허전한 그 정도였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전부인 세상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어떤 끈 같은 거였다. 마지막까지 놓지 않게 하는 그 무언가 바보 같아 보이는 상자속 장면들이 어떨 때는 누군가에게는 큰 가치를 지닌 어떤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피엔딩을 꿈꾸는 상자속을 불빛을 쫓아 해피엔딩이 없을 것 같은 터널을 걸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늘 노인의 상자속 장면은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웃거나 떠들거나 시끄럽고 야단 법석이고 낄낄 깔깔이 넘쳐흐르는 화면만이 자리 잡았다. 노인의 무엇은 네모난 바보상자 속에서 숨어 있었다. 모든 게 추측이지만 그 무엇이 행복이었으면 좋겠고 해피엔딩였으면 좋겠고 어쩌면 마지막을 지켜줄 수 있는 그어떤것 이었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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