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이었던 저에 첫 번째 근무 날, 초소에 대대장님이 순찰을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대대장님의 등장에 놀랐지만 선임은 재빠르게 경례를 했고
전투복에 권총을 차고 있는 모습으로 웃으며 선임에게 걸어 같습니다.
대대장님은 선임한테 안부를 묻고 간략한 근무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었습니다.
저는 멍하니 먼산만 바라보고 있었죠 저에게는 올 일이 없겠구나
생각하며 속으로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주위를 구경하던 대대장님은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왔습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래 지낼 만은 하고”
너무 깜짝 놀라 말 조차도 깜짝 놀라게 말해버렸습니다.
“네에 네...”
대대장님은 살짝 웃었습니다.
“그래 여자 친구는 있나?”
저는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크게 말했습니다.
“없습니다.”
대대장님은 저의 얼굴을 한번 살펴봤습니다.
“얼굴도 그만 하면 생겼는데 왜 없어 헤어졌나?”
저 말이 빈말이어도 기분이 좋아 웃으며 크게 대답했습니다.
“원래 없었습니다”
대대장님은 크게 한번 웃고는 등을 한번 툭 쳤습니다.
“그래 여자 친구 때문에 탈영할 일은 없겠네 그래 여기서는
나라와 연애하고, 몸 만들고 전역하거든 꼭 여자 친구 사귀어라
전역 때까지 몸 건강히 하고”
저는 또 최대한 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알겠습니다.”
시간이 지나 병장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여자 친구는 사귀지안.. 못했습니다.
군대니 당현한 거겠지만요. 그런 거겠지 만요.
어느 날 여단장님이 바뀌었다는 소식과 함께 청천 병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부대 시찰을 어느 한 곳을 정하지 않고 예고도 하지 않고 돌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희는 청소부터 A급 전투복까지 입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설마 우리겠나 싶은 마음으로 대충 기다리고 있었는데 설마가 우리였습니다.
더 놀아 운 일은 여단장님은 우리 소대 내무반까지 들어왔습니다.
무슨 일이 까요!? 속으로 어떻게?라는 의문의 말과 함께 당혹해하고 있는 저는 이미
여단장님과 악수를 하며 큰소리고 관등성명을 대고 있었습니다.
내무실을 한번 쓰윽하고 훑어보고는 저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 병장인데 전역까지 얼마 남았나?”
최대한 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두 달 안 남았습니다”
여단장님은 웃으며 그렇게 크게 대답 안 해도 된다면서
목소리 작게 해도 된다고 말합니다.
“좋겠구먼 그래 요즘 휴일에 뭐하고 보내나?”
여단장님이 바뀌고 부대 내에 책들이 마구 생겼습니다.
여단 훈시문에 뭐라 뭐라 말했지만 기억이 잘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책 읽는 시간이 만들어지면서 중대장님이 ‘맥심’만 보지 말고
책다운 책을 좀 읽으라는 지시로 중대 내에 있는 맥심이 수거되어 중대장님 방에
들어 같습니다.
꼭 그런 게 아니어도 대체로 책 읽는 시간과 책이 생기니 부대안 독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군대 안에 서는 공익광고만 봐도 재미있기 때문에 평소 책을 읽지 않던
부류의 사람들도 재미있게 보게 됩니다.
독서에도 할당량이 있다면 저는 아마 살아온 날 읽지 못할 책들을
1년 동안 다 읽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여단장님이 휴일에 무엇을 하냐는 질문이 분명히 자신이 지시한 독서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독서를 합니다.”라고 자신 있고 맑게 이야기했습니다.
여단장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저는 내심 뿌듯했습니다.
여단장님은 흐뭇한 미소로 질문했습니다.
“그래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나?”
중대에 책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여단에서부터 지시사항으로 읽으라면서
나눠준 책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같이 재미가 없어 보였습니다.
몇몇 중대원은 재미있게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눈길이 안 가더군요
저는 휴가 나가는 사람들에게 사고 싶은 책을 사 와달라 부탁했습니다.
내가 보고 싶은 책이 아닌 휴가자가 보고 싶은 책으로 말이죠 그러면서
무슨 책을 가져올지 기대했었죠. 하지만 사 오는 책들은 대부분 연애소설이었습니다.
그런데 연애소설이라 해서 유치할 줄 알았던 저는 그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사람을 뭉글뭉글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찌릿찌릿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먹먹하게도 만들어 주기도 하는 그런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깊이 있는 소설을 만나게 되면 바다의 심연을 들여다보듯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진짜 어떻게 생겨 먹은 걸까 하는,
생각을 만들게 하는 것도 있었죠.
여단장님도 꼭 한번 읽어 보시라는 마음로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연애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5초였나, 10초였나 정적이 흘렀던 것 같습니다.
5초 때쯤 정적이 흘렀을 때 주위를 보았습니다.
저를 무언가 이방인 보듯 봐라 보는 시선들이 느껴졌습니다.
여단장님은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물을 셨습니다.
“그래 연애 소설이라 그럼 <화성에서 온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읽어 보았는가?”
저는 그 책을 알았지만 읽어 본다 본다 해놓고 못 읽은걸 그 순간 후회했습니다.
“아니 아직 안 읽어 보았습니다”
여단장님은 다시 한번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습니다.
“연애도 고지를 점령하듯 응, 작전과 계획을 잘 세우고 응, 그래야 하는 거야
전투와 연애는 다르지 않아”
여단장님의 아무 말 대잔 치였었습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어른들의 농담이 생각났습니다.
여단장님이 어떠한 말을 했지만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의 차례가 지나가고 옆에 있던 선임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자네는 무슨 책을 읽고 있나?”
선임은 축구선수 박지성에 대한 책을 이야기했습니다.
여단장님은 뿌듯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책에 대한 내용을 간략히 물어봤었고
선임은 어떤 상황을 헤쳐나가는 내용을 어필하는 말들을 줄줄 내뱉었습니다.
사실 책 내용이 맞는지 아녔는지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승리’라는 단어의 어필이 중요했습니다.
군인으로서 막당히 있어야 하는 그런 것들이 부각이 되는 내용이면 말입니다.
그렇게 여러 질문들이 지나가고 여단장님은 끝내는 듣고 싶은 말을 들었다는 듯
만족해 하시는 표정으로 내무반으로 나 같습니다.
나가는 모습을 보며 경례를 하며 뒷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 여단장님을 따르는 대대장님을 보았습니다.
몇 달 전 대대장님이 바뀌었썼는데. 여단장님 참모가 된 것 같습니다.
저의 착각일까요 대대장님은 저를 쳐다보며 웃으시고는 밖으로 나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대대장님의 웃음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의 나름은 생각은 아마 대대장님은 이병이었을 때의 질문을 아직도 까먹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